SetSectionName();
盧 전 대통령 서거후 "사는게 무의미"
우울증· 자살등 후유증 심각 "술·담배 자제· 가족과 대화를"
서민우기자 ingaghi@sed.co.kr
송대웅기자 sdw@sed.co.kr
평소 약간의 우울증 증세가 있었던 주부 이경숙(57ㆍ가명)씨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 이후 입맛도 없고 말수도 부쩍 줄어들었다. 이씨의 성격은 더욱 날카로워졌고 '사는 게 다 허망하다'는 소리를 자주해 우울증 증세가 더 심해지는 것은 아닌지 가족들의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끝나고 삼우제(1일)인 지난 2일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가벼운 우울증, 울화감 등은 물론 목숨을 끊는 극단적인 사례까지 나오고 있는 등 우리사회는 대통령의 죽음으로 인한 후유증에 극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경기도 광주시의 60대 남성은 노 전 대통령의 화장식에 다녀온 지난달 29일 분신자살을 시도해 결국 지난 1일 목숨을 잃었고, 인천의 한 여대생은 '나 노통 따(라갈)래. 잘 지내. 지금까진 미안했어'라는 메시지를 휴대폰에 남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노 전 대통령의 영결식을 TV로 지켜보던 80대 노인은 충격을 이기지 못해 심장마비로 숨졌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사건으로 받는 스트레스는 적절한 대처가 어렵기 때문에 증상이 심할경우 전문적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당부한다.
이민수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과 교수는 "이 같은 사회적 큰 충격으로 인한 후유증은 한달전후까지 지속될 수 있다"며 "가급적 가족이나 주변 지인들과 대화를 많이 나누며 절망감ㆍ상실감ㆍ허무함을 승화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술과 담배를 통해 슬픔을 해소시키려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일시적인 효과일뿐 오히려 억제력을 떨어뜨리고 충동감을 불러오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은국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노 전 대통령과 자신을 동일시했던 지지자들로서는 정신적 고통이 매우 크고 심리적 공황 상태가 상당히 오래 갈 것"이라면서 "유명인의 자살은 모방 자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고인의 죽음에 대해 특히 힘들어 할 경우 주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살은 한 개인의 불행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면서 "고인에 대한 추모도 좋지만 이럴 때 일수록 가족 등 자신의 삶에서 소중한 것들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