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격화…내실다지기 총력'명품 백화점과 쇼핑몰로의 핵분열'
한때 유통업의 꽃으로 불리던 백화점이 급속한 지각 변동을 겪고 있다. 한편에선 대형사들의 고급화ㆍ명품화 경쟁이 불을 뿜는데 반해 중소형사들은 생존의 기로에서 매각되거나 패션 쇼핑몰로 바뀌고 있다.
백화점은 이제 할인점이나 TV홈쇼핑 등 경쟁업태의 맹추격에 밀려 성장 정체기에 들어섰으며 저마다 체질 개선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올해 말로 백화점수는 모두 106개. 적정상권을 인구 40만~50만 명으로 책정할 때 이미 성장 포화기에 들어선 상태.
지난해 백화점업계는 전년보다 14.3% 성장한 15조2,00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엔 17조원으로 12.4%정도 신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나마 대형사들의 잇따른 신규 출점으로 외형이 커진 데다 소비 양극화를 타고 고급 브랜드 위주의 대형 백화점으로 고객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형사들의 시장 지배력이 커지는 과점화 현상도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영업력과 자금력을 보유한 대형사들은 힘의 논리를 내세워 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롯데ㆍ현대ㆍ신세계 등 빅 3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 99년의 57.2%에서 2000년 57.6%, 올해엔 63.3%로, 내년엔 66.0%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롯데는 내년에 창원점을 비롯해 3개 점포를 오픈할 예정이며 현대는 목동과 부산 2호점을, 신세계는 본점 재개발을 각각 추진하고 있다.
또 대형 백화점들은 해외명품 브랜드와 매장 재단장을 통한 고급화 경쟁을 벌이는 한편 소득수준과 고객 특성별로 차별화 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외형 성장에서 벗어나 수익 경영을 추진한다고 하지만 업체간의 매출 경쟁과 소비 위축으로 인해 과거의 무리한 판촉행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반해 중견 및 지방 백화점들은 수익 중심의 내실 다지기와 지역 밀착형 전략을 통해 상권 및 입지에 따른 전문화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백화점이 패션상품이나 명품ㆍ부티크 위주의 도심형 백화점으로 전환되면서 전국적인 시장 지배력을 갖춘 업체와 지역 특화업체가 보완적 관계를 형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중장기적으로 시장규모 위축이 불가피한 만큼 인터넷 쇼핑몰을 비롯한 신규사업 진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과거 고속성장시대를 마감한 백화점은 이제 다른 곳에서 성장의 동력을 다시 찾아내야 할 기로에 서있기 때문이다.
정상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