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내 기술도 못지키는데, 他社 특허 조사는 무슨?

수출기업 세 곳 중 두 곳은 자사 수출제품의 특허침해 여부를 조사하지 않아 경쟁사의 특허공격에 무방비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내 기업 세 곳 중 한 곳은 자사 기술보호를 위한 아무런 예방활동도 하지 않아 상대방의 기술침해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95%가 넘는 기업이 지식재산권 관련 연간 지출비용이 1억원을 밑도는 등 기업들의 특허에 대한 마인드 변화가 절실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같은 사실은 특허청이 최근 10년 동안 3건 이상의 특허를 출원한 국내 기업 4만9,955개 가운데 샘플링을 통해 추출한 6,013개 기업을 대상으로 국내외 지식재산권 침해ㆍ피침해 실태를 조사한 결과 나타났다. 조사에서 수출을 하고 있는 2,050개 기업 중 63.1%인 1,294개사는 자사 수출품이 해외 경쟁기업의 특허를 침해했는지 조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시리즈 3면 매출 규모가 작을수록 경쟁사 특허침해에 대한 대비가 부족했다. 매출이 100억원을 밑도는 1,175개 기업 가운데 지적재산권 조사를 하는 곳은 30.7%에 불과했다. 매출이 500억원에서 1,500억원 사이인 기업은 절반 가량이 특허침해 여부를 조사했고, 매출이 1,500억원을 웃도는 곳 중에도 특허침해 여부를 조사하지 않는 곳이 35.3%나 됐다. 자신이 갖고 있는 기술에 대한 보호도 미흡했다. 전체 6,013개 기업 가운데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해 국내외 특허를 출원한다고 답한 경우가 32.0%에 불과했고, 이보다 많은 37.9%는 기술보호를 위한 아무런 활동도 안 한다고 답했다. 특허에 대한 투자도 부족했다. 특허ㆍ실용신안ㆍ상표ㆍ디자인 등을 출원하고 등록ㆍ유지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연간 1,000만원을 밑도는 곳이 95.7%에 달했다. 최근 10년 동안 세 건 이상 특허를 출원한 기업이 대상인 만큼 그렇지 않은 기업까지 포함할 경우 특허에 대한 투자규모는 훨씬 적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허분쟁 가능성도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특허침해를 당했거나 특허를 침해했다고 경고장을 받은 기업 310곳 중 59.7%인 185곳은 곧 특허침해 통보를 받거나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심영택 서울대 교수(전 IV코리아 대표)는 “특허침해 여부를 조사하지 않고 제품을 수출하는 건 낙하산을 메고 지뢰밭에 뛰어내리는 것과 같다”며 “특허에 대한 중소ㆍ중견기업의 마인드 변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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