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소재 남사군도(南沙群島)를 둘러싼 해묵은 영유권 분쟁이 재연될 조짐이다. 베트남이 남사군도에 대한 관광사업을 시작하겠다고 밝히자 중국이 즉각 경고하고 나섰고 타이완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등 분쟁국의 기류 가 심상치 않은 것.
남중국해에 열을 지어 점점이 떠있는 100여개의 무인도와 환초(環礁), 모래톱 등으로 이뤄진 남사군도는 잠재적인 아시아의 화약고로 간주되고 있으며 원유와 천연가스 매장량이 풍부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최근 들어베트남, 중국, 타이완,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이 영유권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지난주 베트남은 이달 중순부터 100명의 관광객들을 남사군도로 실어 날러 베트남군 초소와 인근 해상유전 등을 둘러보게 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7㎢ 남짓의 이 군도 전체가 명백한 중국의 영토라며 관 광사업계획을 철회하라고 경고했다. 타이완은 새를 관찰한다는 명분으로 쾌속정을 현지의 한 환초로 보내 콘크리트로 된 기둥모양의 건축물을 지었 으나 분쟁국들은 그대로 수긍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팜 반 트라 베트남 국방장관은 3일 “남사군도는 베트남 영토” 라며 “우리는 관광객들을 거기에 보낼 권리가 있다”고 단호한 입장을 보 였다.
남사군도를 둘러싼 영유권 갈등은 지난 1988년 중국과 베트남 해군이 존슨 환초에서 충돌, 베트남 군함 수척이 침몰하고 70여명의 해군이 숨지는 등유혈분쟁으로 치닫기도 했다.이병관기자 come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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