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투발루' 국민의 호소

지난 2000년 2월 남태평양의 작은 산호섬 나라 투발루의 국무총리는 “해수면 상승으로 나라가 없어질 것에 대비해 새 이주지를 찾는다”고 호소했다. 뉴질랜드와 호주 등에 ‘가라앉는 낙원’ 투발루 국민들을 이민자로 받아달라는 간청이었다. 뉴질랜드는 이 호소를 받아들여 2002년부터 이민을 허용, 현재까지 투발루 주민 16%가량이 이주를 완료했다고 한다. 해발고도 4.5m를 넘는 곳이 없어 지구온난화로 해수면이 상승하면 바다 속에 잠길 운명에 처한 투발루는 지구상 최초의 환경 난민 국가가 될 전망이다. 파도가 한번 치면 온 집안에 물이 들어오고 사람들은 물 때문에 창문을 통해 밖으로 나다니는 형편이다. 수년 내에 섬에서 국민을 탈출시켜야 하는 투발루의 모습은 침몰하는 배를 연상시킨다. 최근 전세계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과 재해에 두려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중국은 마치 물폭탄 같은 집중호우로 엄청난 수해를 입었고 인도네시아는 쓰나미, 미국은 폭염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지구온난화 현상은 세계 곳곳에서 대재앙을 촉발시킨다. 세계에서 가장 큰 섬이며 기후변화에 민감하다는 그린란드에서도 기상이변이 감지되고 있다. 해마다 빙원이 녹아내려 지난 100년간 해수면이 약 23㎝나 상승했으며 북극의 기온은 400년 만에 가장 높은 상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지구온난화의 주범은 온실가스다. 온실가스는 석탄ㆍ석유와 같은 화석연료 사용이 늘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증가하는데다 심각한 환경훼손으로 인해 자연정화 능력이 떨어지면서 발생된다. 그렇다면 지구온난화를 막을 방법은 없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에너지를 절약하고 청정에너지를 사용하는 등 대안은 분명히 있다. 인류의 생존과 경제발전을 위해 에너지 사용은 필수적이지만 그 부산물은 또 다른 형태로 우리의 생존을 위협한다. 더 이상의 선택은 없다. 불필요한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온실가스를 만들어내지 않는 청정에너지 사용을 늘려야 한다. 풍력이나 태양광 같은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발전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100만kW급 한국 표준형 원전 1기는 석탄 발전에 비해 연간 75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원자력 등 청정에너지의 확대 사용은 후손들에게 파란 하늘을 물려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기후 반란’과 ‘환경의 역습’을 무시할 경우 투발루 같은 나라가 계속 늘어날 게 틀림없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