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험사 아메리칸인터내셔널그룹(AIG)은 3일 로버트 벤모시(65ㆍ사진) 전 메트라이프 최고경영자(CEO)를 새로운 CEO로 임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AIG 이사회가 이날 벤모시 CEO의 영입을 승인했다고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AIG는 지난해 990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하면서 그동안 800억달러 이상의 연방자금을 포함, 모두 세 차례에 걸쳐 1,80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지원 받았다. 벤모시는 오는 10일 회장과 CEO직에서 물러나 은퇴하는 에드워드 리디의 후임으로 AIG를 이끌게 된다. 벤모시는 8년간 CEO로 일하던 메트라이프를 지난 2006년 떠났는데 2000년 메트라이프의 소유구조를 보험계약자 중심의 상호회사에서 공개회사 형태로 전환시킨 바 있어 구조혁신 중인 AIG에서도 역할이 기대된다. WSJ는 AIG 이사회가 그에게 700만~1,000만달러를 지급하기로 동의했으며 최종 결정은 지분 80%를 소유하고 있는 미 정부에서 할 것이라고 전했다. 퇴임하는 리디 회장 겸 CEO는 지난해 9월 파산위기에 몰린 AIG가 미국 정부의 긴급지원을 받기 시작한 가운데 헨리 폴슨 당시 재무장관의 천거로 CEO로 수혈됐으나 회사 임직원 보너스 지급에 따른 '도덕적 해이' 비판과 구제금융 상환능력을 둘러싼 논란 등에 시달려왔다. 그는 상징적으로 1년간 1달러만 받고 CEO직을 수락했었다. 한편 AIG는 후임 회장을 아직 선임하지 않았는데 최근 임명된 이사 중 한명에게 조만간 회장직을 맡길 것으로 전해졌다. AIG는 6월 하비 골럽 전 아메리칸익스프레스 CEO, 경영컨설팅 전문 KPMG 전 파트너인 크리스토퍼 린치, 아서 마르티네즈 전 시어스로벅 사장, 로버트 스티브 밀러 델피사 회장, 더글러스 스틴랜드 전 노스웨스트항공 CEO, 로리 쾰너 전 보잉사 임원 등을 임원진으로 끌어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