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치솟는 기름값으로 조지 부시 미국 행정부에 대한 미국민들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부시 대통령은 25일 시장에대한 석유공급을 늘리기 위해 전략유 비축을 잠정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와 함께 고유가 속에 거액의 순익을 올린 정유사들의 폭리 여부에 대해 조사를 벌일 것을 연방거래위원회(FTC)와 법무부 등 관계 부처에 명령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고유가 대책을 밝히는 대국민 연설을 통해 빠듯한 석유공급을 늘려 유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올 여름 석유 소비 성수기가 끝날 때까지 전략유비축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이 위기 시 투입할 충분한 물량의 전략유를 이미 비축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전략유) 비축을 올 가을까지 연기함으로써 좀 더 많은 석유를 시장에 남겨둘 것이며, 아주 적은 물량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미 행정부는 "조작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FTC가 이미 자신의 지시에 따라 휘발유 가격의 조작 여부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록적인 고유가 상황에서 정유회사들이 지금과 같은 감세 혜택을 모두 향유할 수는 없다며 의회가 정유사들에게 주어지고 있는 수 십 억 달러 규모의 세제혜택 중 일부를 없애도록 법제화 할 것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연료 등급 관련 환경기준도 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유가 안정을 위해서는 미국 내 석유생산을 늘리고, 에탄올 등 대체연료를 많이 써야 한다며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에 대한 세제 혜택을 확대하라고 의회에촉구했다.
앞서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FTC가 부시 대통령의 지시로 지난해 허리케인 강타 이후 석유사들의 유가 조작 여부를 조사 중이며 에너지부와 법무부도 이에 대한 조사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의 이번 유가 조작 조사 지시는 소비자들의 불신 해소 이외에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장기 석유 공급을 확대하며 대체에너지 개발에 대한 투자를 늘리기 위한 것이라고 매클렐런 대변인은 강조했다.
최근 국제 유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하며 미국 내 석유값은 갤런당 3달러 가까이올랐으며, 올해 상하원 중간선거 승리를 노리고 있는 민주당측은 이를 정치 쟁점화하고 있다.
미 의회 공화당 지도부는 앞서 24일 석유사들의 유가 담합 여부에 대한 조사에나설 것을 부시 대통령에 촉구했다.
부시 대통령의 전략유 비축 중단과 정유사 조사 조치는 고유가에 대한 드높은국민적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되나 유가 안정에 미치는 효과는 그다지크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