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이온가속기는 기초과학 연구뿐 아니라 산업 파급효과가 큽니다. 한국이 중이온가속기를 완공하면 다양한 분야에서 양질의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것은 물론 이를 이용하기 위해 세계 곳곳의 과학도들이 한국을 찾을 것입니다. "
14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 위치한 페르미국립가속연구소(이하 페르미랩)에서 만난 김영기(사진) 페르미랩 부소장은 "중이온가속기는 핵 물리학 등 기초과학뿐 아니라 산업계ㆍ의학계 등 사회 전반에 많은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김 부소장은 2005년 W입자 및 톱쿼크 입자의 정밀 질량 측정을 통해 '신의 입자'라 불리는 힉스를 탐색할 수 있는 기초를 제시한 세계적인 물리학자다. 고려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UC버클리 물리학과 교수, 시카고대 물리학과 교수 등을 지냈으며 2006년부터 페르미랩 부소장을 맡고 있다. 한국 중이온가속기 국제 자문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과학벨트 핵심 연구시설로 2017년을 목표로 중이온가속기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페르미랩에 한미가속기협력센터(KUCC)를 개소했으며 10여명의 연구 및 기술 인력을 파견해 초전도 가속관 제작시설과 검출기 등의 실험장치를 공동 이용하고 있다.
김 부소장은 "중이온가속기 건설사업이 본격화되면 한국의 젊은이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고 산업계 또한 기대하는 바가 클 것"이라면서 "차질 없이 사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국민들의 애정 어린 관심과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는 또 "중이온가속기 핵심기술인 초전도 가속관 기술은 과학자의 역할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산업체와의 협업이 절대적"이라면서 "초전도 가속관 제작인력을 비롯해 가속기 건설 및 운영 등과 관련된 과학자와 엔지니어를 양성하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페르미랩은 1967년 설립 이후 우주 미스터리에 대한 해답을 찾아왔다"면서 "다음 세대 과학자를 교육ㆍ훈련했고 혁신적 기술을 개척하는 데도 힘을 쏟았다"고 말했다.
페르미랩은 최근 산업계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김 부소장은 "지금까지 3만여개의 기술 및 제품이 산업계에 전달됐고 현재도 새로운 기술 및 제품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며 "가속기로 매개로 향후에도 수많은 기술과 제품이 등장하게 되고 새로운 일자리도 창출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