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벤처밸리]악어와 악어새, 벤처기업과 벤처캐피탈

[벤처밸리]악어와 악어새, 벤처기업과 벤처캐피탈악어와 악어새가 공생관계를 유지하며 산다는 상식은 초등학생 정도만 되도 다 안다. 지난해부터 붐을 이룬 벤처기업과 벤처캐피탈도 그동안 악어와 악어새의 관계를 유지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디어 하나로 무장한 벤처기업들은 벤처캐피탈로부터 자본을 유치할 수 있었고 벤처캐피탈은 벤처기업을 통해 자본이득을 올릴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거품론이 제기되면서 벤처기업과 벤처캐피탈의 이같은 공생관계에 금이 가고 있다. 수익모델을 찾지 못해 고민하고 있는 벤처기업을 벤처캐피탈이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테헤란 벨리에는 위기감이 엄습하고 있다. 추가 자금을 확보하지 못한 벤처기업들이 조만간 줄줄히 도산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심지어 벤처기업들이 그동안 의욕적으로 갖춰 놓은 각종 장비들을 무게로 달아 「땡 처리」해야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들린다. 이같은 위기감을 반영하듯 지난 19일 서울 강남에서는 벤처기업 대표와 벤처캐피탈리스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그러나 이날의 모임은 서로 상대방의 현격한 입장 차만 재확인한 채 헤어지고 말았다. 벤처캐피털은 돈이 되는 벤처라면 왜 투자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고 벤처기업들은 투자자들이 벤처를 머니게임의 대상으로 보고 당장의 큰 이익만 바란다며 볼멘 소리를 했다. 이처럼 벤처캐피탈과 벤처기업이 등을 돌린 채 평행선을 달릴 경우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벤처열풍이 식지않을까 걱정스럽다. 악어가 악어새를 실수로 잡아먹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벤처기업에 대한 이해와 대책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박민수기자MINSOO@SED.CO.KR 입력시간 2000/07/20 19:33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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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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