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따라 외국 공무원에게 뇌물을 주는 행위는 국내법상 범죄로 규정돼 형사처벌을 받게된다. 앞으로 국내외의 비즈니스 관행에 엄청난 변화가 예상된다. 우리재계에도 비상이 걸린 것은 당연하다.뇌물방지협약의 골자는 국제 상(商)거래에서 부당한 이익을 취하기 위해 외국 공무원에게 뇌물을 주거나 뇌물을 약속하는 기업은 형사처벌토록 한다는 것이다.
부당하게 얻은 이익도 박탈토록 규정하고 있다. 법무부와 전경련은 협약의 이해를 돕기위해 이를 문답식으로 정리한 100쪽 분량의 해설집을 발간, 기업과 해외공관에 배포했다. 그만큼 발등의 불이 된 셈이다.
OECD회원국들이 반 부패라운드를 발의할 당시 국제사회에서는 협약의 취지와 관련, 설왕설래가 많았다. 지난 96년 12월 OECD에 한국이 29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하자 기(旣)회원국들은 기다렸다는듯이 이를 상정했다.
우리나라를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 것도 당연했다. 사실 당시 OECD회원국들이 우리나라를 보는 눈은 「한국= 뇌물천국」이나 다름없었다.
한국에서 기업을 경영하기 위해서는 뇌물을 주지 않으면 안되며, 개발도상국의 각종 국제입찰은 한국기업들의 뇌물공세로 미국이나 유럽의 기업들이 발 붙이기조차 어렵다는 얘기까지 나돌았으니까.
실로 우리나라 일부 공무원이나 기업들의 자업자득이요 부끄러운 자화상(自畵像)이다.
해외사업이 많은 기업들 가운데는 뇌물방지협약과 관련, 행동강령이나 지침을 마련, 거의 교육까지 마쳤다.
예를 들면 선물이 150달러가 넘으면 뇌물에 속하며 상대국가의 경축일때에 선물을 돌린다든가 골프접대, 술자리 향응제공 등도 형사처벌 사항이다.
이같은 사례는 우리나라에서는 일종의 관행으로 정착돼 왔기 매문에 쉽게 고쳐지기 어렵겠지만 외국에서는 조심해야 한다. 공무원들도 긴장할 필요가 있다.
반부패라운드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지만 이제는 비즈니즈 관행을 바꾸어야 할 때다. 검은 돈으로 거래를 성사 시키는 시대는 지난 것이다. 국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술과 자금 등 실력이 뒤따르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나 걱정도 있다. 기업들이 반뇌물 경영을 천명해도 우리나라를 비롯, 개도국의 공무원들이 계약상의 우월한 지위를 이용, 뇌물을 요구할 때다.
우선은 우리나라 관료들이 의식개혁에 앞장서야 한다. 그래야 개도국들도 한국은 깨끗한 나라로 인식, 우리기업들에 막무가내식 뇌물요구를 자제할 가능성이 있다. 반부패라운드는 시대의 흐름이다.
우리기업이나 공무원들은 시대의 흐름을 읽고 따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