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공격하는 쪽도 떨린다

제6보(64∼81)



일단 백64로 고개를 내밀었다. 검토진은 모두 99퍼센트 사망이라고 결론을 내리고 있었지만 이영구는 그 위험한 길로 들어서고 있다. "위험하다는 것을 모를 이영구가 아닌데…."(서봉수) "움직이지 않으면 바둑을 이길 수 없다는 형세판단이 나온 것이겠지요."(목진석) 프로들은 언제나 이런 식이다. 그냥 앉아서 지는 일은 없다. 뛰어들지 않으면 무조건 진다는 계산이 나오면 아무리 위험하더라도 뛰어들고 본다. 흑65는 혹시 나중에 백이 그 방면을 응수하지 않을까 염려되어 치러둔 수순이다. 계속해서 흑67 이하 71은 검토진이 예측했던 것과 정확히 일치하는 공격 수순이었다. 여기서 이영구는 백72로 고개를 내밀었는데…. "막상 상대가 이렇게 결사적으로 나오면 공격하는 쪽도 떨리게 마련입니다."(김성룡9단) 한동안 망설이던 이세돌은 흑73으로 딴전을 부렸다. 대마를 살려줄 테니 하변의 백 두 점만 내놓으라는 흥정이었다. "단순한 흥정이 아니고 잡는 수를 확실히 하자는 의도입니다."(목진석) 참고도1의 흑1 이하 11로 공격할 때 백이 12로 저항하는 수단이 있다. 실전보의 흑73은 그 수단을 선수로 방지하자는 뜻이다. 이영구는 그것을 잘 알면서도 백74로 받았다. 어차피 하변의 백 두 점을 내주면 진다고 본 것이다. 백76을 보고 목진석이 감탄을 했다. "역시 대국자가 수를 깊이 보는군요. 뭔가가 있어요." 목진석은 참고도2의 백2가 묘수 같다고 말했다. 흑3 이하 9까지가 필연인데 백이 잘 안 죽는다는 얘기였다. 그러나 이영구는 그냥 80으로 젖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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