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식품의 명가' 팔도가 젊은 감각으로 무장하고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한 팔도비빔면과 20주년의 비락식혜 등 '국민 식음료'로 불릴 만한 제품을 여럿 거느리고 있지만, 올드한 이미지를 벗지 못하면 시장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할 뿐 아니라 주 소비층에서 멀어질 수 있다는 판단 아래 2030 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을 적극 펼치고 있다.
지난 7일 지상파 TV와 인터넷 등에서 공개된 '비락식혜-으리의 김보성 편(사진)'은 팔도가 야심차게 진행중인 '젊은 층 파고들기' 마케팅의 대표 사례다.
배우 김보성씨를 내세운 이번 광고는 중고등학생이나 대학생, 젊은 직장인이 인터넷에서 즐기는 '으리 패러디'를 브랜드 메시지와 절묘하게 연결했다는 점에서 공개 하루 만에 유투브 조회수가 60만 건 (5월 8일 낮 12시 기준)에 달할 정도로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주인공이 의리를 강조할 때마다 '의'가 '으'로 들린다는 것에서 출발한 '으리 패러디'를 최대한 활용해 젊은 층의 큰 웃음을 끌어냈다. 제품의 장점을 설명하는 멘트도 '신토부으리(신토불의)' '으리집 으리음료(우리집 의리음료)'로 적어 넣는 식이다.
김지홍 팔도 광고팀장은 "10대부터 20대는 음료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소비자인데 비락식혜는 그들에게 선택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아이템으로 공감을 이끌어 내고자 했다"며 기발한 광고를 찍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해 방영했던 '왕뚜껑-단연컨대 편'도 전략적으로 젊은 층을 공략한 마케팅 전략에서 탄생했다.
김 팀장은 "팬택에서 나온 휴대폰 베가아이언 광고를 패러디한 왕뚜껑 광고는 컵라면 주 고객층인 어린 학생들이 휴대폰에 높심이 높다는 점에서 출발했다"며 "장수제품이 젊은 층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매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재미와 논리를 적절히 섞는다"고 연달아 흥행에 성공한 두 광고의 전략을 귀뜸했다.
모디슈머라는 최신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팔도 비빔면 광고도 예능프로그램에서 패러디 될 정도로 반응이 좋다.
이처럼 젊고 참신한 감각을 반영한 광고는 다양한 마케팅 전략과 결합돼 전체 매출의 30% 가까이를 차지하는 장수식품의 선전으로 이어지고 있다. 팔도 비빔면은 2011년 270억원에서 2012년 310억원, 2013년에는 470억원을 돌파했다. 올해 목표는 500억원이다. 2011년까지 뒷걸음질친 왕뚜껑은 브랜드 이미지를 재정비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매출이 340억원에서 370억원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팔도는 여세를 몰아 '3020 기념 고객사은 대잔치'를 실시하는 등 젊은 마케팅에 주력할 방침이다. 출시연도를 기념하는 해를 맞이한 팔도비빔면과 비락식혜를 필두로 '레시피 월드컵'을 진행하거나 추첨을 통해 러시아 바이칼호 여행권을 지급하는 등의 대규모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