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상생행보 속도내는 현대백화점

협력사 재고처리 돕기위해 행사기획 매대 제공<br>현장방문·실무자 의견교환 등 소통기반 강화도

이승호(오른쪽) 현대백화점 여성의류 바이어가 압구정본점 진도모피 매장에서 협력사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현대백화점

이승호 현대백화점 여성의류 바이어는 지난달 25~28일 신촌점과 대구점에서 여성 의류 행사를 기획했다. 당초 신촌점은 쉐르치리본, 로잔 등 총 5개 브랜드, 대구점은 최복호, 메지스, 실크로드 등 3개 브랜드만 참여하기로 확정됐지만 이 바이어는 행사장에 공간을 만들어 의류업체 모라도가 매대를 추가로 꾸밀 수 있도록 배려해줬다.

회사 사정이 좋지 않은 모라도가 재고 처리에 애를 먹고 있다는 민원을 듣고 사흘 만에 해결책을 제시해준 것이다.


이 바이어는 "지난달 22일 서울시 강서구에 있는 모라도를 방문했는데 2011년~2012년 재고가 많아 회사 사정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하소연하길래 신촌점과 대구점에서 행사를 열어줬다"면서 "8~11일에 미아점에서도 모라도 행사를 추가로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이 협력업체 살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불황으로 백화점뿐 아니라 협력업체까지 연쇄적으로 실적이 부진해지는 것을 막고 자생력을 높여주겠다는 취지에서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28일 인재개발원에서 협력업체와 함께 '패션포럼'을 개최했다고 8일 밝혔다.

패션 포럼에는 현대백화점 상품본부 바이어 70명, 경인 8개점 팀장 20명, 협력사 직원 30명 등 총 120명이 참여했다. 포럼에서는 예술과 문화 마케팅 활용 방안, 온ㆍ오프라인 상생 방안, 백화점 중장기 방향성 등을 주제로 한 전문가 강의가 이어졌다. 또 협력업체 패널 5분 스피치을 통해 열띤 토론도 진행됐다.


단발성 '보여주기'식 행사가 아닌 협력업체와 상호 발전할 수 있는 실무적인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를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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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이 협력업체들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유통가시'를 뽑겠다는 의지 덕분이다.

정 회장은 최근 들어 협력업체와 함께 실적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바이어와 협력업체간 미팅도 기존보다 투명하고 업무중심이 될 수 있도록 개선했다.

일주일에 1회씩 상품본부 팀장과 협력사 팀장이 점심 식사를 하는 '런치데이', 매주 목요일 오후 상품본부 전 바이어가 직접 협력업체를 방문하는'맨투맨프로그램'등이 대표적이다. 협력업체를 만난 뒤에는 대화내용을 정리해 내부에서 검토한 후 개선 내용은 있으면 즉시피드백을 해준다.

현대백화점은 이달 중 순 이후에는 협력업체들과 동방성장 협약식을 맺을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계속되는 불황으로 백화점뿐 아니라 협력업체들도 매출 부진으로 어려움이 많다"면서 "협력사와 상생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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