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수입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2월(16.9%)의 수치가 워낙 높았던 덕에 2월 상승률이 소폭 하락했다. 상승률만 놓고 보면 22개월 만에 가장 낮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3월 들어서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데다 수입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석유제품의 상승률은 많게는 30%에 이르고 있어 3월 수입물가는 다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2012년 2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수입물가는 1월보다 0.5%, 전년 동월보다 5.2% 상승했다. 상승률은 모두 전달의 0.8%와 7.9% 보다 둔화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수입물가가 워낙 많이 올랐다. 최근 들어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지만 '기저효과'로 인해 올해 2월 수입물가 상승률이 다소 낮게 나왔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원화 강세도 수입물가 상승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달 우리나라 원유 수입의 80%를 차지하는 두바이유 가격은 전달보다 6.1% 올랐고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평균 환율은 2.0% 절상됐다. 원화가 절상되는 만큼 수입물가를 떨어뜨린 셈. 한은 관계자도 "국제유가 흐름은 수출 물가에 바로 반영이 되는데 지난달에는 유가가 많이 올랐음에도 환율이 하락(원화 강세)해 수입물가 상승률이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앞으로의 수입물가 상승률에 대한 전망은 좋지 않다. 다시 올라가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우세하다. 무엇보다도 국제유가의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올해 2월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116.2달러로 전월(109.5달러)보다 6.1%나 올랐다. 특히 수입물가에서 비중이 큰 석유제품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10∼30% 수준이어서 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실제로 석유제품 가운데 벙커C유(37.8%), 액화가스(35.3%), 부탄가스(29.0%)를 비롯해 대부분 품목이 전년 동월보다 10∼30%대의 가파른 상승률을 보였다.
2월 원자재 가격 상승률은 전달보다 확대됐지만 중간재 가격은 내림세로 전환했고 자본재는 1.9% 하락, 소비재는 큰 변동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