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鄭명예회장 방북,남북 민간경협시대 물꼬 터

鄭周永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이번 2차 소몰이방북이 남긴 것은 무엇인가. 이번 방북의 가장 큰 성과는 남한 기업과의 교류협력사업을 유치하려는 북한 당국의 의지를 확인함으로써 조만간 남북 민간경제협력시대의 단초가 마련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앞으로 북한이 얼마나 유연한 자세로 남한 기업들과의 교류에 임할 것인지는 두과 봐야 하지만 일단 북한 당국은 '동포애에 입각한 민간급 교류'가 확대되기를 바라고 있음을 분명히했다. 鄭 명예회장이 귀환 예정일을 넘겨 金正日 총비서를 만남으로써 현대그룹의 금강산관광 사업은 북한 최고권력자가 승인한 사업으로 계약의 지속성과 관련한 신뢰도를 높였다. 또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28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鄭 명예회장 일행과 만나 담화를 나누며 "우리 공화국 정부는 조선아세아태평양평화위원회와 남조선 현대그룹 사이에 민간급에서 진행하는 금강산관광사업과 여러 분야의경제협력사업이 잘 되도록 깊은 관심을 돌릴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金위원장의 이 발언은 한 해 1억원에 달하는 수익 사업과 소 1천여마리와 승용차 20대를 제공한데 대한 의레적인 인사치레일 수도 있지만 그가 북한을 대표하는 최고기구의 수장인데다 취임후 처음 남한 기업인을 만나 민간급 경제협력 사업에 대한 당국의 의지를 표명한데는 그 나름대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있다. 특히 북한은 지난달 헌법 개정때 외자유치를 장려하기 위해 '특수경제지대에서의 여러 가지 기업 창설 운영을 장려한다'는 조문(제37조)를 추가한 바 있어 이번 현대와의 사업을 계기로 본격적인 민간급 협력사업 유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와관련해 민족통일연구원은 기존의 나진·선봉 자유경제무역지대 외에 여러지역을 경제특구로 지정해 합영·합작기업 외에 1백% 외자기업을 유치하거나 주식회사 등을 허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또 외국 기업들이 대북 투자를 꺼리는데 대해 북한 당국은 남한 기업들의 참여부진때문이라는 자체 평가를 내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것도 우리 기업들의 대북투자 가능성에 대한 전망을 뒷받침한다. 한 민족인 남한 기업들의 대북투자가 부진한 상태에서 외국 기업들이 북한에 선뜻 투자하려 하지 않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으로 외국 기업들을 더 많이 끌어 들이기 위해서라도 남한 기업들과 더 적극적으로 교류협력 사업을 추진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아뭏든 이번 鄭 명예회장의 방북은 새 정부가 추진해온 정경분리 원칙에 입각한 대북포용정책이 현대그룹의 금강산관광사업으로 결실을 맺으면서 이뤄진 것으로 다른 기업들의 대북사업에 대한 밝은 전망과 함께 남북한간 본격적인 민간 경제협력시대의 도래를 예고해 주고 있다. 물론 북한 당국이 남한 기업들과의 민간급 경제협력사업을 무한정 바라고 있는 것은 아니며 어디까지나 필요한 외자를 끌어들이면서 사회주의체제를 유지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만 사업을 확대할 것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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