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나라 전통무용의 표현양식은 다양하기 이를데 없다. 서구식 현대무용인지 한국춤인지 정체를 알 수 없는 무대도 있다. 물론 한국무용이 대중성 확보를 위해 시대적 변화에 발맞춰야 한다는 현실적인 필요에서 비롯된 「실험」이 많은 탓이다.하지만 뚜렷한 지향점 없는 실험의 과잉에는 반성이 뒤따르기 마련. 한국무용의 「미학적 본질」만은 지키고 가자는 자성의 목소리를 내는 무대 하나가 눈길을 끈다. 「정명자의 창작춤-창(窓)」 28~29일 오후7시30분 정동극장.
정명자는 지난 30여년동안 일본에서 우리 전통무용의 근본을 지키고자 힘써온 재일교포 무용가. 한국춤이 뿌리내리기에는 척박한 일본땅에서 그는 수많은 문하생을 냈고, 일본 무용계에서 차지하는 그의 입지도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굳건해졌다.
그런 그가 보기에 요즘 한국 창작무용계의 현실이 걱정스러웠던 모양이다. 그래서 마련된 이번 무대. 정명자가 보여줄 춤사위는 「전통」에 굳건히 뿌리를 두고 있다. 1부에서 승무·한량무·입춤 등 기본적인 동작을 통해 먼저 한국무용의 근원을 밝히고, 2부에서 한국무용의 어법으로 문명과 인간에 대한 문제들을 이미지로 형상화시킨 그의 창작무용 「창」을 보여준다.
대금산조 기능보유자인 이생강과 가야금 연주자 임경주가 산조가락을 연주하고, 작곡가 이인원이 창작무용 「창」의 배경음악인 「창」을 새롭게 만들어 처음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02)773-8960~3
문성진기자HNSJ@SED.CO.KR
입력시간 2000/03/20 17: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