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홍콩 반환… 기회와 위험/양수길 대외경제연원장(심층진단)

홍콩의 주권이 드디어 중국정부에 반환되었다. 이로써 중국은 아편 전쟁에서 패배, 1842년 8월 난칭조약에 의해 영국에 홍콩섬을 할양한 이후 1백55년만에 아편전쟁의 굴욕적인 잔재를 청산하게 되었다. 이와같은 홍콩주권의 반환은 중국통일 2단계 작업의 첫번째가 이루어짐을 의미하기도 한다. 두번째 단계는 대만의 흡수통일이며, 이번 홍콩에 대해서 적용한 일국양제 방식은 제2단계 통일에 대한 실험으로서의 의미도 갖는다.이처럼 시작된 중국통일의 완성은 21세기초에 접어들어 세계경제를 석권하게 될 중화경제권의 완성을 의미하기도 한다. 세계 경제사와 정치사도 이에 따라 그 줄거리가 바뀌어 나갈 것이다. 특히 동아시아에서는 중국이 일본을 압도하며 경제적 패권을 행사함은 물론 지역내의 정치 질서를 좌지우지하게 될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을 위시한 주변국가들의 경제, 정치, 안보 여러 차원의 발전전망과 그 대책이 재조명되고 재정립되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향후 역사의 전개는 기본적으로 두가지 시나리오중 하나를 따르게 될 것이다. 홍콩의 주권 반환이후 통합과정의 관리가 별 부작용 없이 낙관적인 전망대로 순탄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한가지 시나리오이다. 통합과정의 관리가 정치적 혹은 사회적 부작용을 가져오고 이에 따라 홍콩경제의 활력이 상실, 중국내에서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긴장과 갈등이 유발되는 것이 또 하나의 시나리오이다. 반환이후의 통합과정에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요인은 두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북경측이 홍콩주민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약할 가능성이다. 또하나는 본토의 기업문화가 홍콩을 지배하게 되면서 홍콩 특유의 자유공정 경쟁의 시장경제 질서가 훼손될 가능성이다. 첫번째 위험요인은 홍콩의 지속적인 경제발전 과정에 원천적으로 내재하고 있다. 홍콩의 경제발전을 주도하는 중산층들은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았고 고도로 국제화되어 있으며, 자신에 찬 계층이다. 이들은 개인적 자유와 정치적 기회를 향유하고자 열망하고 있고 이와 같은 열망은 소득수준의 향상에 따라 나날이 높아져 갈 것이다. 북경의 입장에서 볼 때 홍콩주민들의 이와 같은 성향은 본토의 정치적 안정을 위협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하겠다. 그에 따라 북경의 입장에서 볼 때 민주화운동과 같이 바람직하지 못한 사태가 홍콩에서 발생하게 될 경우 그로 인한 반향이 국내외적으로 불가피하게 뒤따를 것이며, 이것은 자칫하면 홍콩경제의 안정을 저해하고 지속적 성장의 기반을 치명적으로 약화시킬 우려가 있는 것이다. 홍콩의 주권이 반환됨에 따라 본토의 주도적 기업들이 홍콩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것은 일단 홍콩경제의 중요성과 활력을 더욱 높여 줄 것이다. 그러나 그로 인해 홍콩의 서구적인 관민관계와 경제질서 및 경영문화가 정경유착 등으로 인해 「중국화」하고 이에따라 홍콩경제의 성장기반이 약화될 우려도 없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두번째의 위험요인인 것이다. 북경측은 이미 여러가지로 이러한 위험요인들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의지를 분명하게 표시한 바 있다. 그 결과 홍콩경제의 앞날을 두고 한 때 대두되었던 비관론은 최근 낙관론으로 대체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그들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북경측이 홍콩의 경제적 성공을 가능케 해온 자유경쟁질서와 주민들의 자유분방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나아가서 이들 특성을 최대한 보전시켜 줄 수 있는 정치적 행정적 능력을 갖추고 있는가 하는 것은 두고 볼 일이다. 이와 같은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다고 드러나는 경우 기업인과 자본의 해외유출이 뒤따르고 홍콩경제가 공동화할 우려가 있다. 홍콩은 그 자체로서 아태지역에서 여러가지의 중추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을 뿐 아니라 중국경제의 고속성장과 현대화를 이끌어나가는 견인차로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주권반환 이후 홍콩경제의 관리가 순탄하지 못할 경우 이것은 국내외적으로 다양하고도 엄청난 부작용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중국의 정치, 경제적 안정이 위협받음은 물론이고 중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관계의 경색이 초래되고 동북아지역의 긴장이 고조되기도 할 것이다. 대만과의 통일이 어려워짐은 물론이다. 한반도 상황도 좋지 않은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은 이유들로 인해 우리로서는 홍콩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을 기원하며 동건화신임행정장관이 주도하는 홍콩정부의 창의성과 정치력에 기대를 걸어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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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수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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