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한나라당은 2일 국회에서 양당 3역회의를 열고 여야 영수회담에서 합의된 「대화와 협력」의 큰 정치를 구체화하기 위한 후속조치 논의에 착수했다.여야는 이날 양당 정책협의체를 구성, 3일부터 곧바로 가동에 들어가 여야 공통 총선공약을 중심으로 정책대화를 이어가고, 정치개혁특위와 미래전략위를 16대 개원후 구성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정책협의체나 정치개혁특위 등의 가동이 순항할 지는 속단할 수 없다는게 중론이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비록 영수회담을 통해 상생(相生)의 정치, 대화와 협력의 정치에 합의했지만 아직도 불신의 벽이 높고 주요 현안에 대한 시각차도 엄연한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먼저 민주당은 16대 국회개원을 앞두고 정책협의체의 운영준비에 착수하는 등 영수회담과 3역회의의 결실을 이어가기 위해 주력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이에따라 우선 양당 정책위의장이 공동의장을 맡게 될 정책협의체 전체회의 산하에 천정배(千正培·정치담당), 정세균(丁世均·경제), 신기남(辛基南·사회담당) 등 3개분야별 실무회의를 두고, 여야간 이견이 없는 부패방지법, 인권법, 재정적자감축법 등 공통 총선공약과 과외금지 위헌결정에 따른 학원설립·운영법 개정방향 등 현안에 대해 의견을 조율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또 초당적 남북정상회담 지원방안과 관련, 여야간 새로운 기구구성보다는 수시로 야당에 회담준비 상황 등을 브리핑하고, 16대 개원뒤 국회 통외통위를 중심으로 여야간 대화의 채널을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이와함께 정치개혁특위는 여야간 동수로 구성하되, 위원장은 여당이 맡아야 하며, 선거전에 쟁점이 됐던 1인2표제 도입과 의정보고회 등 정치신인과 현역의원간 불평등 문제를 집중 조율할 계획이다.
미래전략위원회도 국회내 상설특위 형태로 구성하되, 각계 전문가의 자문을 받을 수 있는 보조연구소를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한나라당도 민주당과의 정책협의체를 16대 국회 개원전 구성하되 정치개혁특위와 미래전략위는 개원후 국회에 설치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한나라당은 정책협의체의 경우, 양당 정책위의장을 포함해 4명으로 구성한다는 민주당과의 합의에 따라 정창화(鄭昌和) 정책위의장, 최연희(崔鉛熙·정치담당) 의원,이한구(李漢久·경제담당) 정책실장, 이해봉(李海鳳·사회담당) 의원으로 실무책임자를 선임했다.
한나라당은 지난 4·13총선에서 민주당과 공통으로 내건 공약사항이 50여건에 이르는 것으로 자체 집계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부패방지법, 재정적자감축법, 중소기업지원법, 고액과외 방지를 위한 교육관계법 등을 우선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치개혁특위의 경우 한나라당은 개원후 국회에 설치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으며, 인적구성은 과거 전례에 따라 여야 동수로 하고 위원장은 다수당에서 맡아야한다는 기본전략을 마련했다.
한나라당은 미래전략위의 경우 국가미래의 청사진을 짜는 장기적 안목의 기구라는 점에서 위원장 몫을 주장하는 등 형식에 얽매이는 협상은 자제할 방침이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야당 후보에 대한 검찰소환·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군소정당 대표의 회동 등이 「인위적 정계개편」을 위한 징후일 수 있다고 보고 3역회의를 통해 이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입장이다.
양정록기자JRYANG@SED.CO.KR
김홍길기자91ANYCALL@SED.CO.KR
입력시간 2000/05/02 1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