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CB 수사 '성동격서'전략 선회
檢, 진전없자 e삼성 부당 지원등 수사로 압박
김홍길 기자 what@sed.co.kr
검찰이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 증여 사건을 수사하면서 '성동격서(聲東擊西)' 전략으로 급선회했다.
1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는 전날 이학수 삼성 부회장을 상대로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서울통신기술 CB 발행 과정, e삼성 부당지원 의혹 등에 대해 강도 높게 조사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에버랜드 사건 외에 삼성SDS BW 인수, 서울통신기술 CB 인수, e삼성 등과 관련된 다른 고발 사건도 한꺼번에 조사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당시 비서실 차장이었던 이 부회장이 내막을 자세히 알고 있다고 판단, 이재용씨 남매가 편법으로 CB를 배정받거나 BW를 인수하지 않았는지 추궁했다.
검찰의 이 같은 수사방향에 대해 일부에서는 에버랜드 CB 수사의 확실한 매듭을 위해서는 이 부회장의 결정적 진술이 필요한데 이 부회장이 원론적인 얘기만 거듭, 수사에 진전이 없자 다른 건을 통해 삼성을 압박해 들어가는 전형적인 성동격서 전략을 펴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검찰은 이날 "에버랜드 수사와 관련 이재용씨 소환은 절대 없을 것"이라면서도 나머지 수사와 관련한 이재용씨 소환 가능성에 대해서는 극도로 말을 아껴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 했다. 이재용씨 소환 카드를 활용, 삼성을 압박함으로써 에버랜드 수사에 성과를 거두겠다는 게 검찰의 속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법원이 에버랜드 사건과 관련 2일 결심공판에서 삼성그룹 비서실의 개입 정황을 인정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검찰이 법원에 대한 압박용으로 에버랜드 이외의 다른 지분편법 승계 사건에 대한 수사 의지를 드러낸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입력시간 : 2006/11/01 1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