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인터뷰] 도미니크 볼통 CNRS 교수 "남과 북, 서로의 존재 인정하고 소통해야"

"남한이 경제력ㆍ기술력에서 우월하다고 북한을 무시한다면 한반도의 긴장은 고조될 수밖에 없습니다." 프랑스 석학이자 소통학을 창시한 도미니크 볼통(사진) 프랑스국립과학연구센터(CNRS) 교수는 7일 한국국제교류재단 초청강연회에서 "소통은 상대에 대한 인정에서 시작된다. 한반도의 평화 유지와 다가올 통일에 대비하기 위해 남북한은 서로의 존재를 인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볼통 교수는 또 "남한이 경제적으로 발전했다고 해서 북한이 정신적ㆍ문화적으로도 아래에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북한 사람들은 부자가 된 남한 형제들이 자신을 얕잡아보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고 이런 갈등이 지속되면 진정한 통일은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독일 통일의 사례를 들며 "서독이 동독을 사버리는 형식으로 진행됐는데 통일 후 동독 젊은이들이 서독으로 직업을 찾아 떠나면서 동독은 피폐해졌고 동독인들이 자존심에 상처를 입어 긴장이 쉽게 가시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갈수록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에 대해서는 "정보를 공유하는 도구에 불과할 뿐 상대를 이해하고 돕고 관용을 베푸는 소통의 도구는 아니다. 첨단기술이 되레 인간과 국가 간의 소통을 방해하는 요인"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볼통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혁신적 정보기술(IT) 덕분에 세계시민이 되고 민주화도 빨라질 것으로 믿었지만 실제로는 정보의 홍수에 빠져 인간 간의 신뢰성이 점점 떨어져가고 있다"고 진단한 뒤 "65억명이 55억대의 라디오와 45억대의 TV, 30억대의 휴대폰과 15억대의 컴퓨터로 역사상 최고 속도로 정보를 순환시키고 있지만 정보는 단순한 메시지에 불과할 뿐 공감이라는 소통의 기본요소가 빠져 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소통의 시작은 문화적ㆍ언어적 다양성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된다"며 해결의 실마리로 지난 2005년 채택된 유네스코 문화다양성협약을 제시했다. 유럽에서 최근 빚어진 다문화 간 갈등에 대해서는 "문화적 정체성 보존과 다문화 포용이라는 두 가지 상반된 가치가 경제적 문제로 충돌한 것"이라며 "하지만 26개 언어를 쓰는 5억명이 27개국에 살고 있는 유럽은 수백년간 기독교와 이슬람ㆍ다민족 간의 갈등 등으로 전쟁을 겪으면서 상대에 대한 인정과 공존의 의미를 배워가고 있다. 정치적 차원에서 인종 간 갈등을 해결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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