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와 비교하니… 박근혜 행보에 불만 폭발
설 코앞인데… 민생 손놓은 인수위명절 밥상머리 대책 전무… 민심 챙기기 행보도 실종"안 좋은 뉴스만 돌아다녀" 여권 내부서도 불만 터져
손철기자 runiron@sed.co.kr
지민구기자 mingu@sed.co.kr
최대 명절인 설이 다가오고 있지만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별다른 명절 밥상머리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역시 설을 앞두고 민생 행보를 하지 않고 있어 5년 전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전국적으로 3,000만명이 가족과 고향을 찾아 이동하는 대목에 당선인의 밀봉 인사로 인한 불통과 국정운영 계획의 차질만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가 여권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인수위는 4일 간사단 회의를 열어 새 정부 국정과제 수립 등을 논의했지만 대선 공약의 구체화된 내용을 제시하거나 새로운 정책을 내놓지는 않았다. 인수위 교육과학분과가 대전 연구개발특구와 항공우주연구원, 서울의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등을 각각 찾아 현장방문 일정을 진행하기는 했지만 서민생활과 관련된 애로사항을 해결하거나 대책을 제시하지도 못했다. 설이 닷새 앞으로 다가왔지만 경기침체와 체감물가 급등으로 서민들의 명절 준비가 팍팍하기만 한데 인수위가 정부와 협의해 가시적인 대책을 제시할 조짐조차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인수위의 명절 무대책 풍경은 5년 전과 크게 비교된다. 당시 인수위는 설(2월7일)을 일주일 앞두고 요금인가제 폐지 등을 골자로 이동통신요금 인하 방안을 제시했다. 인수위가 대기업 통신사의 과도한 이윤 챙기기를 지적하고 나서자 SK텔레콤 등은 설을 3일 앞두고 구체적 요금 인하안을 발표했다. 17대 인수위는 비슷한 시기에 재래시장 카드수수료 인하 방안 마련 계획도 내놓았다.
명절 민생에 소홀한 모습은 인수위뿐 아니라 박 당선인 역시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당선인은 이날 서울시내 대통령 안가에서 충청권 새누리당 의원들과 오찬을 함께한 후 당선인 집무실에서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부 장관과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 등을 잇따라 접견했다. 그는 인수위로부터 북핵 관련 긴급 보고를 받기도 했지만 새 정부 국무총리를 비롯한 청와대 비서실장 인선 등에 몰입하느라 별다른 민생 행보를 보이지는 않았다.
반면 이명박 당선인은 설을 4일 앞두고 서울시내 재래시장 등을 방문해 생선 등을 사면서 직접 상인들을 보듬고 격려했다. 그는 특히 인수위에 "소비자물가와 수출입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라"고 지시해 강만수 인수위 경제1분과 간사가 당시 권오규 경제부총리와 직접 통화하며 당부사항과 대책 등을 챙기기도 했다.
정권 재창출에 성공했지만 설 민심을 잡기 위한 별다른 노력이 인수위 차원에서 보이지 않자 여당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새누리당의 한 재선 의원은 "지금은 인수위에 모든 관심이 쏠려 있는데 인수위가 설 민심을 챙기려는 기미조차 없다" 며 "명절 밥상머리에 인수위의 불통과 국무총리 후보자의 낙마 등 안 좋은 뉴스만 오르게 생겼다"고 꼬집었다.
인수위는 "5년 전에는 정권이 바뀌고 총선을 앞두고 있어 지금과 상황이 많이 달랐다"며 "국정의 원활한 인수ㆍ인계에 집중하고 있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여권은 인수위가 민심과 여론에 무관심해 취임 전 허니문 기간에도 당선인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지 못하고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