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베트남 외환위기 가능성"

모건스탠리 "1997년 밧화 폭락 당시와 비슷"<br>증시 3일째 거래중단 등도 불안감 증폭시켜



베트남 외환위기 가능성…모건 스탠리 강력 제기…당국은 반박…주식거래 중단, 환율변동폭 확대 부인 등 시장 주변 어수선 베트남이 1997년 7월 밧화 폭락 당시의 태국과 비슷한 통화위기를 직면하고 있다고 미국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가 경고했다. 베트남 당국은 그 가능성을 정면 반박했지만, 29일 호치민 증권거래소가 시스템 고장을 이유로 3일째 거래 중단되는 등 시장 주변이 어수선한 분위기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모건 스탠리는 28일(현지시간) 제출한 보고서에서 베트남 중앙은행이 자국 경제 상황을 무시하고 동(Dong)화의 가치를 지나치게 높게 유지하는 바람에 곧 대 폭락사태가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를 쓴 스튜어트 뉴넴 홍콩 법인 애널리스트는 “베트남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동화 가치를 높게 유지하고 있는데, 그 결과 무역 적자 폭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면서 “외환 트레이더들은 내년 베트남 동화 가치가 달러 대비 39% 폭락하는데 베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베트남 경상수지 적자와 외환보유액, 인플레이션 등의 거시 변수들이 동화 가치와 함께 제대로 조정되지 않고 있다”면서 “동화가 1997년 태국 바트화 같이 급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1997년 국제 외환시장의 투기세력들은 바트화가 태국 경제의 펀더멘털에 비해 지나치게 고평가됐다고 판단하고 바트화 하락에 베팅하자 바트화는 달러대비 45% 급락하면서 아시아 외환위기를 촉발시켰다. 29일 하노이 외환시장에서 동-달러 환율은 1달러당 1만6,237동에 거래됐다. 그러나 12개월 차액결제선물환(NDF)은 달러당 2만2,550동 이상에 거래되는 등 외환시장은 동 가치 폭락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대해 베트남 중앙은행은 여전히 환율을 통제할 능력이 있다고 반박했다. 응유엔 꽝 후이 은행감독원 국장은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면서 달러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나 충분히 통제 가능하다”며 “기존 환율변동폭 내에서 안정적인 환율정책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베트남은 지난 3월이후 동화의 일일 환율 변동 폭을 1%로 제한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7일 베트남 당국이 환율 변동폭을 상하 2%로 확대, 사실상 환율 절하를 용인했다고 보도했으나 베트남 중앙은행은 이를 공식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트남의 호치민 증권거래소는 29일에도 시스템상의 문제를 이유로 개장을 하지 못한다고 밝혀 3일째 거래가 중단됐다. 구체적인 설명 없이 거래가 미뤄지자 정말 기술적 문제에 따른 것인지 의문이 일고 있다. 베트남 증시는 거래가 중단된 지난 26일 직전인 25일까지 무려 16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으며, 올들어 55% 폭락했다. 한편 최근 발표된 베트남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25.2% 급등하고 5월 누적 무역적자(144억2,000만달러)도 전년대비 세 배 수준에 달하는 등 경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중앙은행은 인플레를 잡기 위해 이번달 기준 금리를 3.25%포인트 인상, 12%로 올려 아파트 건설공사가 중단되고 가격이 연초대비 50% 이상 폭락하는 등 부동산 시장이 후폭풍을 맞고 있다.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지난 2일 거시경제 안정성의 리스크가 증가했다는 이유로 베트남의 신용등급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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