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침체와 까다로운 회계 기준 신설 등으로 지난해 이후 급감했던 외국 기업들의 미 증시 상장이 하반기 이후 다시 활발해질 전망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4일 보도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국제부문 책임자인 브리얀트 시먼은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상장을 신청한 외국 기업들의 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오는 9월 이후 외국 기업들의 상장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외국 기업들의 상장 신청이 늘고 있는 것은 지난해 잇따른 회계부정 사건 이후 강화된 미 회계기준 가운데 일부를 외국 기업들에 대해서는 예외로 한다는 규정이 지난 4월 마련된 데 따른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회계 규정이 까다로워진 이후 일본의 다이와나 독일의 포르쉐, 영국의 벤필드 등의 외국 기업들은 기존 상장 계획을 보류시켰었다. 이와 관련, 시먼은 “규제 완화로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외국 기업들의 상장 수요가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저금리 기조도 외국 기업들의 상장 신청을 가능케 하고 있다. 외국 기업들이 저금리를 활용해 부담 없이 회사채를 발행, 미 증시의 상장 기준이 되는 자본금을 충족시키고 있다는 것. 여기다 기업들의 포트폴리오 상 채권 비중이 지나치게 커지면서 주식 비중을 늘려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도 상장 신청을 부추기고 있다.
또 아시아 국가 기업들의 회계 수준이 높아졌고, 미 투자은행들의 수수료 경쟁으로 상장을 준비하는 외국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줄어 든 점도 상장 신청 급증의 배경이 되고 있다.
시먼은 “외국 기업들은 다른 어느 지역보다 시가총액이 14조에 달하는 미 증시에서 쉽게 자본 조달을 할 수 있다”며 “최근 런던증권거래소(LSE)가 외국 기업들의 상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긴 하지만 NYSE가 그곳에 비해 경쟁력을 갖는다”고 주장했다.
한편 주식예탁증서(DR) 형식으로 현재 뉴욕증권거래소 상장돼 있는 기업은 51개국, 470개지만 올 상반기 신규 상장한 기업은 10개에 그쳤었다.
<최윤석기자 yoep@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