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인터파크, 끝나지 않는 주가 논쟁

온라인 쇼핑몰 업체인 인터파크가 지난 1.4분기 깜짝 실적에 이어 최근 자회사 G마켓의 나스닥 상장 등 잇단 호재로 주식시장 관심을 모으고 있지만 주가를 둘러싼 논란이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각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제시한 인터파크의 목표주가는 최고 1만9천200원에서 최저 1만600원까지 편차가 심한 편이다. 12일 현재 인터파크의 주가는 9천50원이다. ◇주가 논쟁 지속 = 지난 2004년 시작된 인터파크의 주가 논쟁이 다시 불붙은 것은 지난해 말 증시 활황과 함께 주가가 급등세를 타면서부터다. 작년 8월 말 3천원대에서 수직 상승하기 시작한 인터파크의 주가는 올 1월 중순 사상 최고가인 1만4천250원까지 290%의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이후 두 차례의 조정을 거쳐 현재 9천원대에 머물러 있다. 한편에선 온라인 쇼핑몰 시장의 장기적인 발전 전망과 수위 업체로서의 인터파크의 경쟁력을 감안할 때 추가적인 주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며 스스럼 없이 '매수' 추천을 하는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외형 성장이 가능하다 해도 격화되고 있는 경쟁 때문에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어 실적에 비해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논쟁은 지난 1.4분기 인터파크가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깜짝 실적을 발표하면서 끝이 보이는 듯했다. 1.4분기 영업이익이 34억원으로 회사측이 제시했던 연간 목표인 30억원을 1개 분기에 달성한 데다 매출도 두자릿수의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이 같은 실적 발표는 앞서 지난해 설립후 10년만에 처음 영업 흑자로 돌아서면서 실적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던 차에 나온 것이어서 시장의 반응은 더욱 뜨거웠다. 이에 따라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 대신 낙관적인 성장 전망에 한층 무게가 실리면서 비관론 진영에서까지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을 상향조정하기도 했다. 최근 성사된 자회사 G마켓의 나스닥 상장도 인터파크의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호재들 속에서도 최근 인터파크의 주가는 지지부진하다. 5월 초 고점인 1만3천원 부근에서 30% 가량 조정을 받은 뒤 횡보하고 있다. 조정 뒤 박스권에 갇혀버린 증시의 분위기 탓도 있지만 더 큰 원인은 여전히 지속되는 인터파크에 대한 시장의 엇갈린 시각이다. ◇주가 논란의 쟁점은 = 인터파크를 둘러싼 논란의 쟁점은 이 회사의 주력 분야인 온라인 쇼핑몰 시장의 경쟁 격화와 정부의 규제 위험이 높아지고 있는 성인오락실 경품용 상품권 사업이다. 인터파크는 1.4분기 영업이익 34억원 중 10억원 정도가 상품권 사업에서 발생했다고 밝혔으나, 시장 전문가들은 상품권 사업에 대한 실질적인 실적 의존도는 이보다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인터파크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박재석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온라인 쇼핑몰 부문의 경쟁 격화로 인해 인터파크의 수익성 개선은 요원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발생하고 있는 것은 대부분을 상품권 매출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상품권 사업은 정부의 규제가 시행될 경우 언제든지 중단될 수 있기 때문에 정상적인 수익성 개선 요인으로 보기 힘들며 지난 1.4분기 실적에도 상당 부분 거품이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반해 낙관적인 견해를 고수하고 있는 성종화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대기업들의 시장 진출로 온라인 쇼핑몰 시장의 경쟁이 치열한 것이 사실이지만 다른 업체들의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도 인터파크는 최근 2년 연속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며 시장 지배력을 강화해가고 있다"며 "사업 전망이 불투명한 상품권 사업을 제외한 기존 온라인 쇼핑몰만 놓고 보더라도 실적 성장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2.4분기 인터파크의 실적이 부진할 것이란 데는 시장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계절적인 비수기인데다 월드컵 영향까지 겹쳐서 온라인 쇼핑몰 매출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인터파크의 2.4분기 거래총액은 2천253억원으로 1.4분기에 비해 15% 가량 감소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성수기로 진입하는 3.4분기와 4.4분기부터 다시 회복세로 돌아설 있는 것으로 관측되지만 상품권 사업의 존속 여부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G마켓 수혜는 얼마나 = 인터파크에 대한 시각차는 지난달 29일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된 G마켓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업체인 G마켓은 공모가가 15.25달러로 예상 공모가의 상단에서 결정되고, 공모 당시 공모액의 20배가 넘는 3조원의 자금이 몰리는 등 일단 상장 자체는 합격점을 받았다. G마켓은 작년 400% 이상의 매출 성장세와 2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지난 1.4분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상장 이후 G마켓의 주가는 한때 등락을 보이다 공모가 부근에서 크게 오르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 같은 주가 정체의 원인을 수익성에 대한 우려에서 찾고 있다. 박재석 애널리스트는 "시장 경쟁으로 인해 G마켓의 영업이익률은 5% 수준에 머물고 있는 반면 미국내 최대 경쟁사인 이베이는 30%에 달한다"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창출 없이는 수익성 개선이 어렵고 주가 상승도 기대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G마켓이 모회사에 미치는 실제 영향도 나스닥 상장 이후 인터파크의 G마켓 보유 지분이 34%에서 29% 수준으로 낮아지면서 지분법 이익 기여도가 낮아진 데다, 인터파크 사업의 60% 정도가 G마켓과 겹치는 데 따른 상호 경쟁 구도로 인해 기대만큼의 혜택이 크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반해 낙관론 진영에서는 G마켓의 성장성에 보다 무게를 두고 있다. 성종화 애널리스트는 "G마켓은 아직 성숙기에 도달하지 않은 성장 초기 단계에 있다"며 "입점 업체들에 대한 등록수수료 유료화 등 수익성을 보강할 경우 외형 성장과 함께 수익성 제고가 가능하고 모회사인 인터파크가 얻은 이득도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회사 현황과 사업구조 = 인터파크는 데이콤의 사내 벤처로 출발해 1996년 6월 국내 최초로 인터넷 쇼핑몰을 오픈하며 국내 전자상거래 시대를 열었다. 1997년 10월 자본금 10억원의 데이콤 자회사인 데이콤인터파크로 분리되면서 독립법인으로서 모습을 갖추게 됐으며, 이후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과 함께 발전을 거듭해 현재는 자본금 217억원, 시가총액 3천900억원, 하루 평균 130만명의 방문객과 30억원의 매출을 자랑하는 국내 최대의 전자상거래 업체로 성장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인터넷쇼핑 시장은 인터파크가 쇼핑몰을 개설한 이후 10년만에 10조원 규모로 성장했으며 올해 13조2천억원, 내년 15조8천억원, 2008년 18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인터파크는 '인터넷 테마파크'란 뜻으로 데이콤의 사내 소사장으로 있던 이기형 인터파크 회장이 창업하면서 붙인 이름이다. 매출은 쇼핑몰 운영과 티켓 판매 등이 69%를 차지하고 기타 광고수입에 나머지 31%를 의존하고 있다. 지분 구조는 이기형 회장을 포함한 경영진이 18.89%로 최대주주며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미래에셋투자신탁운용에서 각각 14.26%를 보유하고 있고 외국인 지분율은 8.13%다. 산하에 G마켓을 비롯해 인터파크미디어, 인터파크테크놀러지, 미다움, 베스트바이어 등 9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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