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교역조건이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사상 최악의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3ㆍ4분기 중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 동향’에 따르면 순상품교역조건지수(2005년=100)는 78.0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0.5)에 비해 13.8% 떨어졌다. 3ㆍ4분기 지수는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지난 1988년 이후 가장 낮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한 단위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물량을 뜻한다. 이 지수가 3ㆍ4분기에 78.0이라는 것은 동일한 물량의 수출로 2005년에 100개를 수입할 수 있었다면 올해 2ㆍ4분기에는 78.0개만 수입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처럼 교역조건이 악화된 것은 수출단가지수가 115.8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8% 올라간 데 비해 수입단가지수는 28.6% 상승한 148.4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홍경희 한은 국제수지팀 과장은 “순상품 교역조건이 악화된 것은 국제 원유값이 높은 수준을 유지했기 때문”이라며 “9월부터 국제원유 가격이 떨어진 만큼 4ㆍ4분기에는 교역조건지수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원유를 제외한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90.8로 전년 동기의 95.4보다 낮아졌다. 이는 교역조건 악화가 전산업에서 구조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3ㆍ4분기 중 수입물량은 11.1% 증가한 데 비해 수출물량은 9.6% 늘어나는 데 머물렀다.
이에 따라 전체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물량을 뜻하는 소득교역조건지수는 3ㆍ4분기 106.6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 하락하면서 2006년 3ㆍ4분기(106.0)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