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박승 한은총재 일문일답] “경기 서서히 회복… 내용은 부실”

`완만하지만 경기는 회복되고 있으며, 올해 5%대의 경제성장률 달성도 무난하다. 그러나 경기회복과 경제성장의 내용이 부실해 문제다` 한국은행은 수출호황ㆍ내수부진의 양극화 현상이 올해 우리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라고 진단했다. 경기가 바닥을 지나 회복단계에 들어섰고 올해 경제성장률도 지난해의 두 배에 가까운 5%대를 기록하겠지만, 실제 내용을 들여다 보면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한은은 특히 `수출에 의존하는 경제성장`이 고착화돼 일부 대기업과 정보기술(IT)산업만 호황을 누리고 국민생활에 직결되는 중소기업과 내수산업은 고사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크게 우려했다. 박승 총재는 이 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중국효과`를 지목했다. 중국 특수로 대기업 중심의 중화학 및 IT분야는 매우 활발하게 성장하고 있는 반면 중국의 저임금 노동력으로 인해 나머지 대다수 기업이 경쟁력을 잃은 채 산업공동화가 확대되는 등 양극단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예상대로 경제가 성장해도 일자리는 오히려 줄어들고 경기회복세가 빨라져도 국민들의 체감경기는 개선되기 어렵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상황이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은 박 총재와의 일문일답 - 최근 경기를 어떻게 진단하는가. ▲경기가 회복 단계에 들어섰다고 판단되지만 매우 완만하고 불확실한 모습으로 전개되고 있다. 경기회복 지체현상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기업의 대다수를 점하는 중소기업들이 저임금을 앞세운 중국 때문에 경쟁력을 잃고 산업공동화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비생산적 정치, 투쟁적 노사관계, 비능률적 교육, 비싼 주택비 등 사회적 고비용현상이 공동화를 부추기고 있다. 이를 해결하려면 경제 구조조정을 더욱 다그쳐야 한다. 개성공단 등 북한으로 중소기업 진출을 늘리는 등 남북경협도 대안이 될 수 있다. - `L자형` 경기 부진이 이어질 수도 있다는 얘긴가. ▲ `L자형`은 아니다. 다만 올 상반기까지는 경기회복속도가 완만할 것이다. 국민이 느끼는 체감경기도 상반기에는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다. -LG카드 문제를 어떻게 보나. ▲LG카드 뿐만 아니라 투신이나 상호저축은행 부실 등 금융안정저해요소는 많다. 그러나 이런 문제는 우리 경제가 감내할 수 있는 범위안에 있다. 시간이 걸릴 수 있고 경제성장의 장애요인도 될 수 있지만 경기회복의 대세를 꺾거나 그로 인해 금융안정이 붕괴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올해 성장률 5%대를 자신하고 있는데. ▲올해 5%대 성장은 충분히 가능하고 경우에 따라 정부가 목표하는 6% 성장도 가능하다. 문제는 경기 회복이 일부 대기업과 정보기술(IT)업계에 의해 주도되면서 국민생활과 직결되는 중소기업과 내수기업들은 어려움을 계속 겪고 있다는 점이다. -연초부터 물가불안이 우려되고 있는데. ▲상반기 물가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소비와 투자가 살아날 것으로 보여 아무래도 신경을 더 써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연선기자 bluedas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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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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