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마이크로, 모토롤라 반도체 인수의미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16일 보도한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의 모토롤러 반도체 사업부문 인수 검토는 세계 반도체업계의 재편작업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ST마이크로는 이미 올초부터 미국이나 아시아업체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고려해 왔었다.
통신용 등 비메모리 제품에 주력하고 있는 ST마이크로는 일본의 NEC, 히타치 등이 메모리부문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비메모리부문으로 주사업 영역을 재빠르게 이전하자, 이에 큰 위협을 느껴왔다.
따라서 이 같이 어려운 시장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전략적 파트너가 필요했던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와 함께 휴대폰과 반도체가 주력인 모토롤러 역시 최근 사업재편을 위한 구조조정 작업에 착수, 반도체사업 매각을 검토중이었다.
결국 이 같은 두 업체의 잇속이 맞아 떨어지며 ST마이크로의 모토롤러 반도체 부문 인수 검토라는 빅뉴스가 떠오르게 된 것.
이와 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세계의 주요 반도체업체들이 생존을 위해 짝짓기 작업이 이제 중반을 치닫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주목할 만 것은 메모리업계에 이어 비메모리업계도 본격적인 구조조정의 닻을 올렸다는 점.
이미 D램업체는 삼성, 마이크론, 하이닉스, 인피니온 등 기존 4강체제가 '1강 4약체제'로 급변하고 있다. D램 시장의 30%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삼성을 상대로 마이크론, 하이닉스, 인피니온, 엘피다 등 4약업체의 대결구도가 펼쳐지고 있기 때문.
이에 대해 각 업체마다 특화된 제품생산에 주력해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했던 비메모리업체들도 주수요처였던 정보통신업계의 불황의 골이 워낙 깊어지자 스스로 구조조정의 길에 나서게 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대표적 비메모리업체인 인텔,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등도 또 다른 거대업체의 등장에 따라 새로운 사업전략 수립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결국 세계 반도체 업계는 ST마이크로의 모토롤러 인수를 계기로 또 한번의 거대한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한운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