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통신시장 경쟁도입 “완결판”/제2시내전화 사업자 선정 의미·영향

◎국제전화·PCS료까지 인하 효과/국내통신망 고속화·고도화 촉진도데이콤이 주도하는 「하나로통신」(가칭)컨소시엄이 제2시내전화로 선정, 90년대 들어 독점 통신시장을 경쟁시장으로 전환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사실상 완결됐다. 통신시장 경쟁도입 시리즈의 끝내기 수순이다. 세계적으로 시내전화 분야에서 전국규모의 제2사업자가 생긴 것은 우리나라가 처음이다. 미국·일본·영국 등 시내전화에서 경쟁을 도입한 나라들의 경우 신규사업자는 모두 지역단위의 시내전화사업자다. 따라서 기존의 독점사업자인 한국통신과 이번에 선정된 하나로통신이 전국에서 전면 경쟁을 벌이게 되는 것 자체는 사상 초유의 실험적 성격도 갖는 셈. 시내전화에 경쟁이 도입됨으로써 국민의 통신이용환경과 국내 통신시장은 엄청난 변화를 겪게 된다. 우선 가정이나 사무실의 시내전화 이용자들은 서비스가 마음에 안들면 바꿀 수 있다. 이용자들은 「소비자주권」을 누릴 수 있게 된다. 또 시내전화 회사간의 경쟁이 상승작용으로 이어지면 국내 통신망은 고속화, 고도화가 촉진되고 그에 따라 국민들은 초고속정보통신서비스를 마음껏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우리나라 시내전화 가입자는 최근 2천만명을 돌파, 양적으론 세계 8위수준이지만 2천만명이 드나드는 시내전화망은 매우 열악하다. 사회전반의 정보화로 PC통신·인터넷이 활성화하면서 통신수요는 갈수록 초고속화·대용량화되는 반면 기존 시설 즉, 시내전화망은 「굼벵이」소리를 들을 정도로 느린게 사실이다. 시내전화에 경쟁이 붙으면 통신망의 광케이블화, 무선가입자망(WLL)·무선CATV 등 신기술에 의해 통신망은 빠른 속도로 고도화될 전망이다. 최소한 낙후된 통신망이 정보화의 발목을 잡는 일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제2사업자의 등장으로 국가의 신경중추인 시내전화망은 2원화되면서 「백업체제」가 갖춰진다. 특히 시내전화 회선에 반드시 접속해야 하는 국제·시외전화, 이동전화·PCS(개인휴대통신)등 수십개의 통신사업자들은 한국통신 외에 접속회선의 대안을 갖게 된다. 이로써 접속회선 요금의 인하혜택을 보게 된다. 이는 모든 통신요금의 연쇄적인 인하효과도 몰고 온다. 물론 시내전화요금도 연평균 15% 내린다는게 하나로통신의 전략이다. 시내전화의 경쟁 하나로 이처럼 막대한 파급효과가 나타난다. 하지만 이번에 시내전화사업권을 딴 하나로통신이 넘어야 할 산은 높다. 데이콤이 겨우 10%의 지분으로 최대주주의 자리를 간신히 지키고 있는 가운데 사실상 「동일인」으로 여겨지는 한전과 두루넷이 각각 7%씩, 도합 14%로 데이콤을 위협할 수 있다. 더구나 삼성·현대·대우·선경 등 4개 대기업그룹이 각각 6%씩 모두 24%의 지분을 갖고 있어 곧 동일인 지분제한이 철폐될 경우 경영권을 둘러싸고 한바탕 전쟁이 불가피하다. 또 시내전화 1회선을 놓는데 1백만원이 드는 반면 하나로통신은 전화 1통화당 40원이하의 적자를 면치 못하는 요금을 거두게 된다. 이런 구조 아래서 안정적인 경영기반을 닦는 것도 험난한 과제다. 하나로통신은 오는 2003년까지 5조8천억원이라는 막대한 돈을 투자할 계획이다. 힘들게 사업권은 땄지만 앞으로 써야 할 힘은 훨씬 많다.<이재권 기자> ◎「제2시내전화」 최대주주 데이콤 곽치영 사장/한통과 경쟁보다 새로운 수요 창출 노력/월내 추진준비팀 발족… 9월 임원진 구성 『통신시장에서 본격적인 경쟁시대를 이끌어 나가겠습니다.』 하나로통신의 최대주주인 데이콤의 곽치영 사장(56)은 시내전화 사업권 획득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데이콤은 그동안 한국통신의 시내망 중립을 줄곧 요구해 왔는데. ▲한국통신의 시내망 독점으로 다른 통신업체들은 그동안 제대로 사업을 펴보지 못했다. 하나로통신이 시내전화 사업을 펼치게 되면 통신사업 전반에 큰 변화가 올 것이다. ­구체적인 사업계획과 한국통신과의 경쟁구도는. ▲한국통신과 같은 시장을 놓고 경쟁하기 보다는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겠다. 특히 PC통신, 인터넷 등의 데이터통신과 홈쇼핑, 화상전화, 주문형 비디오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서비스 위주로 망을 구성하겠다. 이를 위해 광전송로 등 한국전력의 정보통신 인프라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또 대규모 데이터통신이 필요한 기업의 요구를 적극 수용할 방침이다. ­컨소시엄 안에서 지역분할론이 나오는 등 경영권다툼이 심했는데 앞으로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할 방안은. ▲대표이사 선임 등 경영 전반을 데이콤에 맡기는 것으로 주주들이 합의했다. 또 주주들이 주식을 사고팔때 경영진의 동의를 얻어야 하므로 인위적인 지분 변화는 없을 것이다. ­앞으로 사업추진일정은. ▲이달말까지 시내전화사업 추진준비팀을 발족해 본격적인 사업준비에 나선 뒤 오는 9월까지는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진을 구성할 계획이다.<김상연 기자> ◎「시외전화」 사업권획득 온세통신 장상현 사장/구간·고객별 세분화 집중공략 전략 수립/99년 서비스… 2002년 손익분기점 넘어서 『온세통신은 지난해 국제전화사업권을 획득한데 이어 이번에 지분참여한 시내전화 컨소시엄(하나로통신)이 사업권을 획득하고 자체 시외전화사업권까지 획득해 이제 명실상부한 종합통신사업체로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봅니다.』 장상현 온세통신 사장(61)은 시내전화 사업권을 따낸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제3시외전화 사업자로서의 시장진입 전략은. ▲구간별, 고객별로 세분화해 목표시장을 설정하고 이를 집중 공략하는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또 기존 업체의 접속지연 문제, 통화회선 부족 등을 극복하도록 통화품질을 높이고 경쟁력있는 요금을 제시할 생각이다. ­투자계획과 자금조달방법은. ▲2003년까지 3천8백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재원조달을 위해 99년까지 3천5백억원을 증자하고 부족분은 외부차입할 예정이다. ­매출은 어느정도로 예상하나. ▲99년 상반기중에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첫해에 1천5백억원으로 7%의 시장을 확보하고 매년 투자확대를 통해 2003년에는 7천억원, 시장점유율 17%를 달성할 계획이다. 서비스 개시 4차연도인 2002년에는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구개발과 중소기업지원 방안은. ▲매년 중소기업에 일정기술을 이양하고 공동으로 기술개발과 교육훈련을 실시할 방침이다.<백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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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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