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베트남戰 악몽 재연되나" 신경

탈레반 장기화 전략에 美 전전긍긍붕괴조짐설까지 있는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이 미국과의 장기전에 대비, 병력을 분산시키고 무기를 은닉하는 등의 전략을 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월남전 패망이후 해외에서 장기전을 꺼려왔던 미국 정부는 아프간 전선이 장기화할 경우 국내외 반전여론 조성으로 제 2의 베트남화될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결국 앞으로 이번 전쟁의 성공 여부는 '시간의 전쟁'에서 미군이 어느 정도 효율적인 군사 작전을 수행하는 가에 달린 것으로 전망된다. 미 국방부의 전략가 및 군사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탈레반은 지상전이 폭설로 인해 대부분 중단될 오는 11월 중순까지 북부동맹군을 저지하는 데 충분할 정도의 병력만을 전선에 배치하고 나머지는 예비 병력 및 무기로 비축하고 있다는 것. 이와 관련, 미 합참 작전차장인 존 스터플빔 해군소장은 지난 23일 국방부 브리핑에서 탈레반이 전선에서 필요치 않은 병력과 무기를 민간 거주지역 및 이슬람 사원 등에 보존하고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그들은 병력과 무기를 산개, 보존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 관리들은 탈레반의 이러한 지구전 전략의 증거로 탈레반측이 자기 편에서 전투에 참가하기를 바라는 외국인들의 입국을 저지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외국인 의용군 사이에 스파이나 북부동맹군이 침투할 가능성을 우려해 외국인들의 자원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관리들은 또 탈레반이 설령 아프간 남부의 거점으로 퇴각한다고 하더라도 동굴이나 민간 촌락에 숨어 무기한 버틸 수 있는 능력을 가졌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아프간내에 산재한 수백개의 동굴들은 탈레반 정권과 오사마 빈 라덴의 테러조직 알 카에다를 뿌리뽑으려는 미국의 노력에 커다란 장애가 되고 있다. 탈레반의 이 같은 지구전 전략 때문에 국방부는 전선의 탈레반군 병력을 공습 목표로 삼고 있으며 북부동맹군이 본격적인 겨울철로 접어들어 대부분의 전투가 중단되기 전 가능한 한 많은 영토를 장악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국방부 관리들은 그러나 '9.11 테러참극'과 뒤이은 탄저균 테러의 강도로 미루어 아프간에 대한 군사행동의 진전이 더디다고 하더라도 미국민들의 지지는 계속될 것이라면서 탈레반측의 지구전 전략은 결국 실패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그러나 전쟁이 '시간의 전쟁'으로 갈 경우 반전 여론형성 등으로 장기적으로는 미국에게 불리하다는 것이 정설이다. 온종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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