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의료계가 똑같은 물질의 질병치료 효과에 대해 정반대의 의학적 소견을 내놓아 자연과학인 의학에도 남북간에 큰 시각차가 있음을 보여준다.최근 북한 의료계가 생감자즙이 암을 비롯한 간염·당뇨병 등 각종 만성질환치료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발표했다. 이에 국내 양방 및 한방 의료계는 『터무니없다. 생감자즙은 질병치료 효과 보다 오히려 소화기계통의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노동신문 등 북한 언론매체에 따르면 감자에는 비타민C 함유량이 사과의 3배나 되며 피를 만들어내는데 필요한 「철」, 긴장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되는 「판토렌산」 등이 골고루 들어 있어 「장수식품」이라 할 수 있다는 것.
특히 북한 의사들이 만성간염 환자들에게 생감자즙을 계속 마시게 한 뒤 간기능검사를 실시한 결과 정상으로 나타났고, 인슐린 주사로도 혈당이 떨어지지 않던 당뇨병 환자 역시 감자즙을 마신 뒤 혈당이 정상치가 됐다고 보도했다.
생감자즙의 약효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암 환자들이 감자즙을 매일 1∼2 잔씩 마신 결과 암의 진행 속도가 느려졌다면서 암수술 후 재발을 막기 위해서도 감자즙을 1년 이상 마시는 것이 좋다는 자료도 있다고 소개했다.
생감자즙은 이외에 고혈압·심장병·상처·허리 통증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에서 밝힌 감자즙을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적당한 양의 감자를 깨끗이 씻고 감자 눈을 칼로 도려낸 다음 즙을 짜면 된다. 이 즙액을 매일 아침 또는 저녁식사 30분∼1시간전 빈속에 마시면 효과가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 의료전문가들은 『감자의 독성을 감안 할 때 매일 생감자즙을 공복에 마신다는 것은 소화기계의 부작용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서울대병원의 모교수는 『감자가 비타민C와 판토렌산·철 등의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간염·위궤양 심지어 암 치료 등에 효과 있다는 북한 의사들의 주장은 임상적으로 전혀 입증되지 않은 말 그대로 민간요법의 수준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약리적으로 간기능에 도움을 주고 뇌를 맑게 해주는 약효가 있을 것으로 추정은 되나 매일 생감자즙을 먹었을 때 생감자의 독성 때문에 위점막의 손상 등 부작용이 더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또 김성원 영등포한방병원 부원장은 『감자즙을 복용해 효과가 있다는 환자도 있으나 사람 마다 그 효과에 차이가 크다』며 『체질적으로 몸이 찬 사람이 감자즙을 복용하게 되면 오히려 소화기 계통에 무리를 주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연산 뽕나무 열매가 암환자에게 효과가 있다는 임상 보고는 있지만 생감자즙이 암 환자에 도움을 준다는 임상보고는 아직까지 없다』고 덧붙였다.【신정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