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리타워텍 외자유의혹] 주가 어떻게 변했나

[리타워텍 외자유의혹] 주가 어떻게 변했나 35일 연속 상한가… 181배 폭등 지난 1월26일 2,000원(액면가 500원)에 불과하던 리타워텍의 주가는 우리나라 주식시장 역사상 전례가 없었던 35일 연속 상한가라는 기록을 세우며 무려 181배가 뛰었다. 이에 따라 리타워텍 주가는 한때 최고 362,000원, 액면가 5,000원으로 치면 1주에 362만원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우며 주식시장에서 '황제주'로 꼽혔다. 발행주식수에 시가를 곱한 시가총액도 물경 10조원으로 어지간한 대기업 몇 개를 인수하고도 남는 규모가 됐다. 그러나 리타워텍의 주가는 이후 줄곧 하강곡선을 타기 시작해 10월27일에는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지며 1만6,150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오전장까지만 하더라도 강한 반등세를 보였던 이 주식은 오후장들어 '조사설'이 나돌면서 매도주문이 폭주해 결국 하한가를 기록하고 말았다. 주가가 최고점에 달했던 5월18일의 종가에 비해 불과 다섯달만에 무려 95.5%나 폭락한 것이다. 리타워텍이 부도가 난 것도 아닌데, 주가가 왜 이리 곤두박질쳤을까. ◇기대감만으로 오른 주가=리타워텍의 주가는 지난 5월18일까지 시장에서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나돌면서 꿈틀대기 시작했고, 그러면 며칠 뒤 회사가 공시를 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탄탄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파워-텍(리타워텍 전신)은 지난 1월31일 홍콩에 있는 리타워그룹이 지분 50%를 인수하면서 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인터넷 열풍을 타고 사업목적에 '인터넷'을 추가한다. 이 때부터 리타워텍 주가는 순풍에 돛을 단 듯 연일 상한가행진을 달린다. 이 과정에서 액면분할(주권의 액면금액을 더 작은 금액으로 쪼개는 것)을 결의한다. 당시 시장에서는 액면분할이 테마를 형성하며 액면분할주는 며칠간 상한가를 치는 경우가 많았다. 또 이때부터 아시아넷이 리타워텍에 대규모의 자금을 출자한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주가는 1만주도 채 거래되지 않은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간다. 3월들어 리타워텍은 대규모 외자유치설과 함께 역시 A&D(기업인수후 합병ㆍAcquisition & Development)는 새로운 테마의 선도주로 등극한다. 3월8일에는 평소 1만주를 넘지 못하던 거래량이 10만주 이상 거래되기도 했지만 주가는 11.96%라는 상승률을 꾸준히 유지했다. 그러나 이후 급작스런 상승에 대한 조정이었는지 17일 상한가를 깨면서 조정을 받기 시작한다. 이때 나온 것이 대표이사 변경 등의 공시. 투자자들은 또한번 기대를 갖는다. 이후 리타워텍 주가는 한달 가까이 조정을 받는다. 그러나 4월29일 액면분할을 계기로 아시아 최대 인터넷기업인 아시아넷과의 합병설 등으로 재상승한 뒤 5월18일 연중 최고점인 36만2,000원까지 뛴다. 리타워텍의 주가는 인터넷사업, 대규모 외자유치와 합병을 통한 A&D, 액면분할 등 시장 구미에 맞는 재료와 적절한 시점의 발표라는 하모니로 주가의 흐름은 꼬깔 모양(^)의 차트를 만들었다. ◇허무하게 무너진 주가='마루가 높으면 골도 깊다'는 증시격언처럼 리타워텍의 주가는 5월 중순 이후 하한가를 연이어 기록하면서 폭락한다. 그러나 그동안 주가 상승을 이끌어 왔던 재료들이 하나둘씩 현실화될 것으로 기대한 투자자들은 주가의 폭락에도 저가매수를 계속한다. 한국기술투자의 인수설, 아시아넷과의 합병설 등 A&D테마의 대표주자로 주가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개미들을 끌어들이는데 매력적이었다. 6월8일 상호변경에 이어 같은 달 21일 아시아넷 인수를 추진중이라는 리타워텍의 증권거래소 공시는 하락국면에 접어든 주가에 간헐적으로 상한가를 유도하며, 투자자들을 현혹시킨다. 7월 19일, 시장참여자들은 그동안 하락세를 이어온 리타워텍의 주가가 다시한번 지난 2월의 35일연속 상한가와 같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기대한다. 리타워텍이 아시아 최고의 인터넷기업인 아시아넷 인수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가는 투자자들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아시아넷 구주주의 물량이 쏟아진다는 소식에 잠깐 반등후 하락세를 이어갔다. 당시 코스닥시장은 세종하이테크의 주가조작파문으로 분위기가 흉흉했는데, 그 탓인지 리타워텍 주가도 아시아 최대의 인터넷회사로 거듭난다는 발표에도 불구하고 힘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 냉정한 시장, 이젠 어떠한 재료도 안먹혀=주가상승의 가장 큰 배경이었던 아시아넷 인수 발표 이후 리타워텍의 주가는 지난 5월과는 반대로 바닥이 어딘지 모를 정도로 추락하기 시작한다. 8월21일 무상증자 발표, 9월22일 외자유치 등 주가부양을 위한 잇딴 호재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10만원은커녕 이제는 1만원대로 내려와있다. 증권시장에는 아시아넷 인수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주인 최유신은 '현대판 봉이 김선달' 이라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이달 들어서도 에릭슨 계열사로부터 외자를 유치했지만 이를 믿는 투자자는 별로 없다. 한때 10조가넘는 시가총액으로 코스닥에서 5위를 기록해 SBS(당시 시가총액 6조원)와 한통하이텔(당시 4조원)을 살 수 있을 정도였던 리타워텍은 이제 '머니게임'의 실패로 개인투자자들에게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남기게 됐다. 입력시간 2000/10/30 10:56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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