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바둑의 최고봉인 趙治勳 9단이 통산 1천승을 눈앞에 두고 있다. 조 9단은 24일 끝난 제23기 명인전 도전2국에서 도전자인 왕리청 9단을 꺾어 통산 998승을 기록했다. 이로써 그는 앞으로 2승만 추가하면 대망의 1천승 고지에 오르게 된다.
일본바둑계에서 1천승을 돌파한 기사는 모두 3명. 사카다 에이오 9단이 84년에 1천승을 돌파했고, 린하이펑 9단과 가토 마사오 9단은 94년과 96년에 이 고지를 넘어섰다. 다시 말해 조 9단이 2승을 더 거두면 일본바둑사에서 4번째로 1천승 기록을 작성하게 되는 것이다.
조 9단의 1천승은 세 기사와는 또다른 의미를 갖는다. 일본바둑사상 최연소, 최단기 기록달성이라는 금자탑을 쌓게 되기 때문. 사카다 9단이 입단 49년만인 64세에 1천승 기록을 세웠고, 린 9단은 입단 39년만인 52세 때 영광을 안았다. 가토 9단은 입단 32년만인 49세의 나이로 1천승 고지에 올랐다.
반면 조 9단은 입단 30년만에 기록을 세우게 돼 바둑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게 된다. 6세의 어린 나이로 일본에 건너갔던 그의 올해 나이는 42세. 그는 늦어도10월중 1천승 기록을 무난히 작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달중 열리는 대국은 26일의 아콤배 결승과 30일과 10월 1일의 명인전 도전3국등 두 차례. 즉 조 9단이 두 대국에서 모두 승리하면 곧바로 기록달성에 성공하게 된다.
조 9단은 현재의 기록만으로도 화려·찬란하다. 최연소 입단(11세), 최연소 타이틀 획득(18세), 최연소 9단(24세), 두 차례의 대삼관 달성, 타이틀 최다연패(본인방 10연패) 등이 그것.
이런 대활약으로 일본바둑계는 그에게 제25세 본인방이라는 칭호를 최근 안겨줬다. 일본기원은 이미 폐지된 본인방 세습제를 부활해 조 9단이 일본바둑의 최고법통계승자임을 인정한 것이다.
국내에서는 그 가치를 충분히 알지 못했으나 일본바둑계가 실로 엄청난 결정을 했다는 게 바둑계의 중론이다. <주간바둑361> 이광구 편집위원은 "일본기원이 조 9단의 공로와 기력을 인정해 21세 본인방 슈사이 9단을 끝으로 60년 전에 없어진 세습제를 내부규정까지 고쳐가며 부활시킨 뒤 그에게 칭호를 수여한 것은 대단한 쾌거"라고 말했다.
세습제 폐지 후 명예본인방에 올랐던 기사는 다카가와 슈가쿠 9단(타계)과 사카다 에이오 9단, 이시다 요시오 9단 등 3명. 본인방 타이틀전에서 5회 이상 연패한기사로 은퇴하거나 만60세가 넘으면 명예 본인방으로 추대됐다.
그러나 이들 세 기사는 조 9단 덕분에 슈사이 본인방에 이어 22세와 23세, 24세 세습자로 공인받는 행운을 얻었다.
본인방은 원래 일본 4대 바둑명가 중 최대가문으로, 1천6백년대 초부터 4백년가까이 그 전통을 계승해오고 있다. 조 9단의 친형인 趙祥衍 5단도 "일본기원이 본인방 칭호를 부활해 조 9단에게 준 것은 그가 일본바둑의 적자임을 공인한 것으로 당사자는 물론 한국바둑계로서도 큰 경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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