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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바둑 영웅전] 싸바를 수가 없다

제7보(87∼100)<br>○이세돌 9단 ●시에허 8단 <제8회춘란배결승3번기제3국>



시에허는 세계선수권 결승에 올라온 것이 처음이다. 원래 냉정하고 침착한 사람이지만 처음으로 세계 타이틀을 다툰다는 사실이 몹시 부담스러웠던 모양이다. 심리적인 부담이 크면 수읽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법이다. 흑89로 단수친 이 수가 악수였으니…. 시에허가 기대한 진행은 참고도1의 백1,3이었다. 그것이면 흑은 외곽을 모두 선수로 싸바를 수가 있다. 그런데 이세돌이 실전보의 백94로 받자 선수로 싸바를 수가 없게 되었다. 참고도2의 흑1로 두어도 백2면 뾰족한 후속수단이 없다. 여기서 숙제로 미루어 두었던 이야기를 상기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흑이 우변의 백 두점을 A로 몰아서 잡았어야 했다는 그 이야기. 윤현석9단의 지적이었다. 만약 그렇게 잡았더라면 실전보의 백94는 성립되지 않는다. 촉촉수로 백이 모두 잡힌다는 사실을 확인하자. 한편 이세돌에게서도 작은 실수가 하나 나왔다. 백96으로 살린 이수. 흑97과 교환되어 좌변의 뒷맛이 아주 나빠졌다. 흑99로 뛴 자세가 경쾌하다. "여전히 흑이 조금 앞서 있습니다. 시에허가 실수를 한번쯤 더 해주어야 백이 희망을 품겠는데요."(김영삼) 일단 이세돌은 백100으로 공격 자세를 취했는데 이 공격을 받자 시에허가 움찔했던 것일까. 정말로 실수를 한번 더 해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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