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웰빙에 왕도는 있다

이승범 <중화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한창이다. 건강기능 식품이 인기가 있고 각종 성인병에 좋다는 수십 만원짜리 비싼 음료수도 불티나게 팔린다. 그래서인지 의료시장보다 건강식품 시장이 더 크다는 얘기도 있다. 그만큼 더 건강하고자 하는 일반대중의 욕구가 크다는 것이다. 또 건강을 체크하려고, 혹은 암에 대한 걱정으로 수십 만원에서 많게는 수백 만원대의 건강검진을 매년 받는 이들도 적지않다. 진정한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무엇인가를 추구하고 얻고 즐기기 위해서는 건강한 육체가 필수 전제가 된다는 데는 모든 사람이 동의하기 때문일 것이다. 결핍 보충에 급급해하던 시대에서 이제는 욕망을 추구하는 시대가 됐으니 건강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진 것은 당연한 일이다. 웰빙의 근간은 건강이고 건강한 몸을 만들기 위한 노력은 바람직스러운 현상이다. 그런데 건강식품이나 보신을 위한 여러 노력과 확대돼가는 건강검진에도 불구하고 왜 사람들은 더 건강하지 못할까. 당뇨병 환자는 자꾸 많아지고 각종 성인병은 왜 자꾸 늘어만 갈까. 이에 대해 여러 견해가 있겠지만 역학자들은 “성인병 급증의 원인은 ‘자동차 보급률’과 ‘TV 시청시간 증가’와 상관관계가 깊다”고 말한다. 한마디로 자동차와 리모컨 등 우리 생활을 편하게 하는 것들과 앉아 있어도 모든 것이 다 해결되도록 만드는 이 세상의 경향과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이 문제를 ‘몸에 좋은 것’을 먹음으로써 해결한다는 것은 모순이 됐다. 옛날 영양결핍으로 병세가 심해지던 시절에는 ‘몸보신’이 맞는 말이었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럼 방법은 무엇일까. 이 욕망의 시대에 걸맞은 웰빙, 몸보신으로도 건강해지지 않는 우리 시대 웰빙의 왕도는 무엇일까. 그것은 수백 수천 종의 건강식품을 다 합친 것보다 더 우수하고 효과적이며 의학적으로도 명백한 근거가 있으면서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웰빙, 바로 비만관리와 운동ㆍ금연이다. 편리함을 따르는 생활습관에서 비롯된 각종 병들은 편리하게 보신거리를 더 먹음으로써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편함을 거절하는 생활습관의 변화에 해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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