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스타를 기다리며

올해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와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는 어느 때보다 야심 차게 시즌을 열었다. KPGA는 코리안투어 출범 2년째를 맞아 18개 대회를 개최하고 총상금 규모도 사상 최대 규모인 50억여원을 내걸었다. KLPGA도 미ㆍ일 투어와 교류를 확대하고 오는 11월 중국에서 처음으로 정규대회를 개최하기로 하는 등 세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양적 팽창에도 불구, 늘어난 대회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썰렁하기 이를 데 없다. 유명 외국인 선수나 ‘해외파’가 초청되는 일부 대회를 빼면 관중 수 수백명을 헤아리기가 쉽지 않다. 그야말로 ‘그들만의’ 대회로 치러지는 게 현실이다. 이유가 뭘까. 무엇보다 ‘스타 기근’이 문제다. 박세리ㆍ김미현ㆍ최경주 등 아메리칸 드림 실현 후 수많은 골프선수들이 해외로 해외로 빠져나갔다. 해외 남녀 프로골프 무대(2부투어 포함)에서 뛰는 코리안의 인원은 줄잡아 80명을 넘고 해마다 증가 추세다. 정상급 선수 몇 명만 해외로 나가도 휘청거렸던 야구나 축구 등의 사정을 감안하면 단일 종목으로는 엄청난 인력 유출이 아닐 수 없다. 국위선양에는 큰 공헌을 하고 있지만 이 때문에 국내 대회는 관중 흡인력이 현저히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KPGA의 경우 23일 현재까지 치른 15개 대회에서 13명의 각기 다른 우승자가 배출됐고 KLPGA도 12차례 대회에서 10명이 우승을 나눠가졌다. 타이거 우즈나 아니카 소렌스탐 등처럼 휩쓰는 선수가 없다. 팬들은 도토리 키 재기식 ‘춘추전국시대’보다는 ‘황제의 시대’에 더 열광한다. 팬이 열광하면 스폰서십이 따라붙고 미디어의 전파와 지면 할애도 늘어난다. 최근 아마추어골프에 대형 재목들이 등장해 희망을 걸게 한다. 김경태(연세대2)와 강성훈(연세대1), 김도훈(영신고2)이 그들이다. 김경태는 올해 KPGA투어에서 2승을 거뒀고 한국과 일본의 아마추어선수권을 모두 제패했다. 강성훈도 프로대회 1승을 올렸고 김도훈도 나이답지 않은 야무진 샷으로 프로들을 긴장시키는 선수다. 3명이 26일부터 나흘간 남아공에서 펼쳐지는 국가대항전 세계아마추어팀선수권에 태극 마크를 달고 나간다. 이들이 우즈, 필 미켈슨, 세르히오 가르시아 등 세계적 선수들이 디딤돌로 삼았던 이 대회에서 선전을 펼치고 한국 골프에 활력을 불어넣을 스타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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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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