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세계 증시 '악재의 악순환'속 동반추락

미국발 악재-주요기업 실적 악화로 촉발

전세계 주요국가 주식시장이 `악재의 악순환'에 휘말렸다. 미국의 경기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딜 수도 있다는 우려가 팽배한 가운데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의 기대에 못미친 실적이 나타나면서 악순환이 가시화됐으며 중국-일본 관계 악화는 악순환의 속도를 더 빠르게 하는 양상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이 악재 출현의 토대를 제공한 만큼 미국 증시에서 뚜렷한 호재들이 나와 줘야만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세계 증시에서 악화된 투자심리를 되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악재의 출발은 미국 = 전문가들에 따르면 최근 나타난 악재들의 출발점은 미국 시장에서 찾을 수 있다. 미국의 지난 3월 소매판매 증가율이 시장 기대치 0.8%에 못미친 0.3%에 그쳤고 미시간대에서 발표하는 4월 소비자 태도지수가 88.7로 예상치인 91.3에 미달했다. 4월 뉴욕지역 제조업 지수 역시 3.1로 한달 전의 20.2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이는 미국 경제에서 또다시 단기 경기위축(소프트 패치) 국면이 재연되는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진 가운데 나온 것이었다. 또 미국 연방기금금리의 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커질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가운데 나온 것이기도 하다. 여기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가 지난 2월에 103.80을 기록,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으로 하락 반전한 점도 비관론자의 목소리를 키우는 요인이 됐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달 미 증시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4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고 경기회복 지연 우려가 본격화된 지난주에는 3% 이상 하락하며 10,000선을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김세중 동원증권 선임연구원은 "미국 경제가 거시적으로는 물론 미시적으로도 두려움에 빠진 상태"라며 "이런 모습이 다른 나라 시장에도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미국시각으로 지난 15일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1.86% 낮은 10,087.51에 머물렀고 나스닥지수는 1.98% 떨어진 1,908.15에 그쳤다. ◆삼성전자, IBM 실적은 `불난집에 부채질' = 미 증시가 이런 불안감 속에 빠져드는 동안 발표된 IBM과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실적은 `불난집에 부채질'을 한 격이됐다. 미국 시각으로 지난 14일 발표된 IBM의 주당 순이익은 시장 기대치 90센트에 미달된 84센트였고 뒤이어 15일에 발표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역시 2조1천500억원 정도로 예상치인 2조3천억원선에 도달하지 못했다. 세계 IT산업에서 중요한 위치을 차지하는 이들 기업의 실적이 부진하다는 평가는 유럽 주요증시 지수를 끌어내리는 한 원인이 됐다. 지난 15일 영국 FTSE 100 지수는 전날보다 1.09% 내린 4,891.60을 기록했고 독일 DAX 지수는 2.04% 낮은 4,312.25를, 프랑스 CAC 40 지수는 1.92% 하락한 4,032.28을 각각 기록했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주요 IT기업의 기대에 못미친 실적이 세계 증시의 약세를 직접적으로 촉발시켰다고는 볼 수 없지만 미국 경제 회복 속도에대한 시장의 우려를 재확인시키기에는 충분했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증폭된 불안감은 우리 증시에 고스란히 반영돼 18일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2.35% 낮은 925.00으로, 코스닥지수는 4.31% 추락한 429.73으로 각각장을 마쳤다. 우리나라와 산업 구조가 비슷한 대만 증시 역시 이날 2.94% 하락한 5,715.16에머물렀고 일본 증시에는 중국과의 관계 악화에 따른 악영향 문제까지 겹치며 3.80%급락한 10,938.44로 마감했다. ◆미국에서 신호가 나와야 = 전세계를 휩쓴 악재의 회오리가 가라앉으려면 미국에서 호재들이 나와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그동안 세계 증시의 상승 분위기를 주도해 온 지역이 미국이라기보다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시장이었기 때문에 미국 경기 움직임에 비교적 민감한 신흥시장 증시가 되살아나려면 결국 미국에서 좋은 징조가 나타나야 하기 때문이라는게 이들의풀이다. 김학균 애널리스트는 "최근 세계 경기와 관련해 잇따라 나타난 악재들은 결국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경제 회복에 대한 믿음이 약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세중 선임연구원은 "미국 시장에서 소비가 위축되지 않았느냐는 우려가 우리나라같이 수출 의존도나 대미 의존도가 높은 국가 증시에 특히 타격을 줬다"며 "미국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소비가 증가 추세를 이어 왔는데 최근 금리 인상 속도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자 소비 둔화와 그에 따른 연쇄반응을 걱정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소비 `조정'을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현 상황에서 중요한 문제가됐는데 전세계적인 경기침체 우려를 불러일으킬 만큼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의견을 보였다. 하지만 이같은 의견 역시 결국은 미국 시장에서 소비가 되살아나면 주요국 증시에도 다시 훈풍이 불게 될 것이라는 점을 전제로 한 것이어서 세계 증시의 `미국 해바라기' 현상은 당분간 漫撚풉?어려울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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