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삼성전자에 메모리 칩 기술을 판매했다가 지금은 삼성에 압도당하고 있는 일본의 도시바가 `삼성 따라잡기' 결의를 다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일본 도시바의 요카이치 공장 현지기사를 통해 "교대 근무를하는 엔지니어들이 새로운 칩을 개발하고 생산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면서 "도시바 공장에서 한국의 라이벌 삼성을 따라잡자는 결의가 감지된다"고 전했다.
근로자들을 항상 긴장상태로 유지시키고 있다는 이 공장 지배인 도자와 노리요시는 "이 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항상 선두에 있어야 한다"면서 "우리는 지는것이 어떤 것인지 알고 있다"며 설욕을 다졌다.
캘리포니아주의 시장조사 전문업체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지난 3.4분기에 삼성은 전세계 낸드 플래시 판매 29억7천만 달러 가운데 50.2%의 시장을 점유한 반면,도시바의 시장점유율은 22.8%였다.
새로운 플래시 메모리 칩은 손톱 크기에 2 기가바이트, 즉 신문 9년치의 글과사진에 해당하는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것으로, 개발은 도시바가 10년전에 했지만삼성이 대량생산과 낮은 가격으로 선두를 장악한 것.
이에 대해 메모리 칩 분야를 담당하는 도시바의 사이토 쇼조 부사장은 "기술을산 회사가 이제 리더가 됐다"면서 "우리가 아무리 투자를 해도, 따라잡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도시바는 그러나 미국 캘리포니아의 메모리 카드 메이커인 샌디스크와 함께 25억 달러를 들여 요카이치 공장을 확대할 계획을 세우는 등 내부적으로는 삼성 따라잡기 총력전에 착수한 상태다.
도시바는 오는 2007년 3월까지 새 생산라인을 구축, 생산량을 현재의 5배로 늘려 한달에 4만8천750개의 웨이퍼를 생산할 계획이다.
각 웨이퍼는 수백개의 칩으로 이루어지게 되나 도시바측은 정확한 수를 밝히지않고 있으며, 공장 전체의 극히 일부분만 창문을 통해 엿볼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도시바는 매우 열심히 비밀을 지키고 있다"면서 "이는 오늘날 전자산업계에서 가장 잔인한 메모리 칩 개발 전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맞서 삼성은 우위를 지키기 위해 향후 7년간 330억 달러를 투입, 화성컴퓨터 칩 공장의 생산을 확대하고 새로운 칩의 연구 개발을 위해 5천명의 엔지니어를 추가 고용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라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한편,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는 올해 전세계의 낸드 플래시 판매는 총 107억 달러로 지난 2000년의 15억 달러에 비해 크게 늘어난데 이어 앞으로 3년후에는 총 판매가 180억 달러로 현재의 2배 가까이로 급성장할 것으로 추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