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상화 냉각기 갖는다여, 단독국회 공식모임..야, 운영위로 되돌려야
민주당이 3일 단독국회를 공식 포기함에 따라 여야의 국회정상화 협상이 냉각기에 접어 들었다.
추경예산안과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 계류법안에 대한 여당의 강행처리와 야당의 실력저지라는 극한 대결은 일단 피한 셈이다.
하지만 국회법 강행처리에 대한 여야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아 아직 쟁점으로 남아있기 때문에 대타협의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국회법 개정안과 관련 민주당은 운영위에서 상정했기 때문에 법사위에 계류시키고 원내교섭단체 구성요건을 17~18석으로 하는 수정안은 제출할 수 있다는 것. 자민련도 국회법 개정안을 다시 운영위로 되돌리는 「원천무효」가 아니면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이날 법사위에 계류중인 국회법 개정안을 운영위로 되돌려 놓으면 국회운영에 협조할 수 있다고 한발 후퇴하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회창(李會昌) 총재 주재의 당직자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어 내린 결론이다.
결국 한나라당은 여당에 의한 계류법안 강행처리를 일단 「무혈저지」했지만 국정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비난여론은 감당하기 힘이 들다.
소속 의원들 또한 때늦은 휴가계획에 들떠있지만 국정을 함께 책임져야 할 야당으로서 한나라당이 대치정국에서 승리를 거둔데 대해 무작정 좋아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것도 이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온건파들에 의한 극적타협 분위기도 제기되고 있다.
8.15 이산가족상봉을 전후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남북관계에 관한 설명을 위해 이회창 총재를 청와대로 초청하는 형식을 빌어 영수회담이 열린다면 생각보다 쉽게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것. 민주당으로서는 결코 내키지 않지만 한나라당으로서는 쾌재를 부를만 하다.
최근 민주당 고위관계자가 영수회담설과 관련 『그런 일은 결코 있을 수 없다』고 반박하고 나선 것만 봐도 민주당이 손해나는 일이다.
민주당 정균환(鄭均桓) 총무도 이와관련 『야당이 강경입장으로 몰고가다 결국 영수회담을 제기해 국회문제를 풀려고 하는 저의는 우려스럽다』고 입장을 밝혀 영수회담의 성사여부는 두고 볼 일이다.
또다른 협상의 관건은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분리처리」 여부다.
어차피 여야가 국회법을 협의처리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진다면 시기는 부차적인 문제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민생·개혁법안과 함께 국회법 개정안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9월에 정기국회가 예정돼 있는 만큼 다소 신축적인 자세를 취할 가능성을 감지된다.
하지만 여야가 이번 냉각기간에 뾰족한 해법을 찾아내지 못할 경우, 민주당이 국회운영을 재개키로 한 21일 이후에 여야간 재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타이밍 정치」에 미숙하다는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와 「관리형」인 민주당 서영훈(徐英勳) 대표가 어떻게 상생을 지킬지 주목된다.
양정록기자JRYANG@SED.CO.KR
김홍길기자91ANYCALL@SED.CO.KR
입력시간 2000/08/03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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