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증시가 조정 국면에서 벗어나 오름세로 한 주를 마감했다. 4년반래 최고 수준이다.
철강업계 기업 인수ㆍ합병(M&A) 뉴스가 쏟아지면서 독일의 기업신뢰지수가 5년래 최고치로 상승하는 등 긍정적인 경제지표가 이어졌다. 또 SAP 등 기업들의 호전된 실적 발표도 증시 상승에 호재로 작용했다. 이번 주에는 시장의 관심이 독일과 프랑스의 실업률 발표와 기업 M&A 협상 소식에 쏠릴 전망이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미탈스틸이 아르셀로에 적대적 인수 의사를 밝힌 것을 계기로 철강주가 급등하면서 증시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이날 범유럽 지수인 스톡스600 지수는 1.2% 상승해 2001년 7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고, 올 들어 3.6% 올라 8년래 가장 높은 연초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가별로도 그리스를 제외한 서유럽 18개 국가 전체가 동반 오름세를 나타냈다. 지난 한주 동안 영국 FTSE100 지수는 2%, 독일 DAX 지수는 5.6%, 프랑스 CAC40 지수도 3.8% 올라 4년반래 최고치로 올라섰다.
특히 철강업종은 지난 주 가장 두드러진 상승세를 뽐냈다. 미탈스틸의 아르셀로 인수안이 공개된 후 아르셀로는 28% 치솟았고, 미탈스틸은 6% 올랐다. 캐나다 철강업체 도파스코 인수전에서 승리를 굳힌 독일의 티셴크루프는 8.1% 상승했다. 또 세계 최대 비즈니스 소프트웨어업체인 SAP는 올해 긍정적인 실적 전망치 발표로 주가가 14% 급등, ‘SAP효과’를 일으키며 기술주들의 동반 상승을 이끌었다.
유럽 증시 전문가들은 이런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포르티스의 에미엘 헬리겐버그 펀드매니저는 “이번 주 기업들은 좋은 의미로 깜짝 놀랄만한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인 팩트셋은 기업들의 실적 호전 전망으로 올해 스톡스600지수 예상치를 9.3% 상승으로 상향 조정했다.
다만 아르셀로가 미탈스틸의 인수 제안을 거부 의사를 밝혀 협상이 지지부진해 지고, 독일과 프랑스가 부정적인 실업률을 발표할 경우 유로존 경제 성장의 둔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증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 오는 31일 독일은 1월 실업률, 프랑스는 지난해 12월 실업률을 각각 발표한다. 예상치는 각각 11.2%와 9.5%로 각각 전달과 대동소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