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전화번호부 사업을 잡아라”

◎청구 등 10여사 민영화 앞두고 각축/매출 1,000억… 통신분야 진출 발판올상반기중 민영화될 한국통신 계열의 한국전화번호부(주)에 대한 업체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전화번호부 발간사업은 그 자체로 적지 않은 매출이 기대되는데다 장차 전화번호부 데이터베이스화사업이 허용되면 더많은 수익이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업체들은 이 회사의 인수를 정보통신산업 진출의 발판으로 삼는다는 전략이어서 인수경쟁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아직 공식적으로 인수의사를 밝힌 업체는 없으나 경인상사, 삼화인쇄, 미원, 동부, 청구 등 10여개 업체가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은 전화번호부의 업종성격을 감안해 인쇄업체, 출판업체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하는 방안도 추진중이다. 한국전화번호부(주)는 한국통신이 발행하는 전화번호부 사업을 대행하는 업체로 자본금 2백억원에 한국통신이 90%, 체성회가 10%의 지분을 각각 갖고 있다. 이 회사는 올 상반기중으로 체성회 지분 10%를 포함해 52.8%를 매각해 민영화할 계획이다. 지난해 한국통신이 한국전화번호부를 통해 편집수수료, 광고판매수수료, 인쇄제작수수료, 배부수수료 등 전화번호부발행과 관련해 지출한 돈은 모두 7백30여억원. 올해는 발행물량을 2천2백99만부로 지난해의 1천7백23만부보다 크게 늘릴 계획이어서 수수료규모는 약9백5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결국 한국전화번호부를 인수하는 업체는 1천억원 규모의 매출과 함께 제지, 인쇄, 출판, 광고 등의 부대사업도 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인수추진업체들의 최대관심사는 인수대상범위다. 정부가 지난해 밝힌대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할 것인가 중견, 대기업에게도 입찰을 허용할 것인가에 있다. 최근의 한국통신을 비롯한 정부의 입장은 「중소기업 우대」쪽으로 그 범위가 다소 확대되는 분위기다. 여기에는 중소업체가 과연 매출 1천억원 규모의 회사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겠는가 하는 우려에서다. 그러나 일부업체들은 전화번호부발행은 성격상 중소기업형이라며 중견, 대기업의 참여를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체들이 관심을 갖는 다른 하나는 과연 최고 입찰가가 어느정도 일까 하는 점이다. 이미 자본금의 3∼4배(6백억∼8백억)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세풍, 한국타이어, 삼양사 등이 인수를 검토하다 포기한 이유도 실제가치보다 입찰가가 너무 높을 것이라는게 가장 큰 이유였다.<백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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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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