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새 지도부 중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하는 원자바오 총리가 최근 격화되고 있는 미-중 경제 분쟁의 `소방수`역할을 얼마나 해낼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원 총리는 7일부터 나흘간 미국을 방문,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회담(9일 예정)을 갖고 미-중 무역 마찰과 위앤화 평가 절상 문제, 타이완 독립, 북핵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미-중 무역 마찰 문제가 최대 현안=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특히 미-중 무역 마찰 문제가 최대 이슈가 될 것이라며 원 총리가 이번 방문을 통해 향후 양국간의 통상 마찰을 다소나마 완화시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쳤다.
올해 중국의 대미 무역 흑자 전망치는 1,250억 달러. 미국에서는 부시 대통령 취임 이후 사라진 260만개의 일자리를 중국 탓으로 돌리는 등 최근 미-중간의 긴장 관계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FT는 그러나 원 총리가
▲최근 중국이 보잉 비행기 등 엄청난 양의 미국 제품을 구매 한 점
▲ 시티은행 신용 카드 승인 등 시장 개방 가속화
▲미국의 대중 수출 급성장 등을 집중 부각시켜 `미국 달래기`에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미국은 이번 회담에서도 중국에 위앤화 평가 절상 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존 스노 미 재무 장관은 5일 부시 대통령이 원 총리와 중국이 궁극적으로 위앤화 변동환율제를 어떤 식으로 도입할 지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타이완 독립, 북핵 문제 등 민감 사안도 논의=최근 천수이벤 타이완 총리가 타이완 독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과 관련, 중국은 미국이 이를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측은 부시 행정부가 타이완 독립에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하거나 천 총리의 행동에 제동을 걸어주길 바라고 있지만 중국이 이번 회담에서 미국으로부터 원하는 바를 얻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미국은 또 6자 회담 등 북핵 문제 해결에 중재자 역할을 해준 중국이 북한에 좀 더 압력을 행사할 것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주요 외신들은 전망했다.
<베이징=고진갑특파원, 윤혜경기자 g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