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시부모 간호 등 40년… 내조의 현대家 안주인

■정몽구 회장 부인 이정화씨 별세<br>"현대·기아차 세계 5~6위 車메이커로 도약 그림자役"<br>2003년 돼서야 해비치리조트 이사로 외부활동 나서

지난 2006년 8월 정대선ㆍ노현정 커플의 결혼을 앞두고 현대가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앞줄 오른쪽 네번째가 고(故) 이정화 여사다. 서울경제자료사진

지난해 1월 열린 기아자동차의 신차 '모하비' 출시 행사. 정의선 당시 기아차 사장은 행사 도중 "어머니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로 이정화 여사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칠순이 되도록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이 여사의 출시 행사 참석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아들이 공을 들여 출시한 신차 공개 행사에 모습을 보여 힘을 실어주기 위한 어머니의 마음이었다. 이 여사는 평범한 집안 출신으로 서울 숙명여고를 졸업한 후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회장과 연애결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결혼 후에는 그룹 임원들조차 이 여사를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을 정도로 조용히 내조했다. 현대ㆍ기아차 홍보실과 비서실에 이 여사의 사진 한 장 없을 정도로 외부에 모습을 비치지 않았다. 그룹 관계자들은 이 여사의 묵묵한 내조가 정 회장이 현대ㆍ기아차를 세계 5~6위권의 자동차 메이커로 키워낼 수 있었던 바탕이 됐다고 평가한다. 특히 이 여사는 손위 동서인 이양자씨가 지난 1991년 지병으로 세상을 뜬 뒤 현대가의 맏며느리 역할을 해왔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 생전에는 매일 오전4시 이전에 일어나 서울 청운동 시댁을 찾아 시어머니의 조찬 준비를 거들었다. 지난해 8월 돌아가시기 전 19년 동안이나 병석에 누워있던 고 변중석 여사의 병수발도 그의 몫이었다. 내조와 시부모 간호로 40년 세월을 보냈던 이 여사가 외부활동을 시작한 것은 2003년께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해비치리조트 이사직을 맡으면서 이름을 알렸고 지분 16%로 대주주인 그는 2005년에는 대표이사로 선임돼 직접 리조트 경영을 맡기도 했다. 지난해 1월에는 현대차 제네시스, 기아차 모하비 출시 행사에 잇따라 참석하기도 했다. 이 여사는 정몽구 회장과의 사이에 1남3녀를 뒀다. 장남 의선씨는 최근 현대차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맏딸 성이씨는 현대·기아차그룹 광고 계열사인 이노션의 고문을 맡고 있다. 둘째딸 명이씨의 남편 정태영씨는 현대캐피탈 사장이고 셋째딸 윤이씨의 남편 신성재씨는 현대하이스코 사장으로 재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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