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트 GM대우車]국내시장 글로벌경쟁 본격화토종-다국적업체 사활건 싸움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대우자동차 인수로 한국 자동차 산업도 격랑에 휩싸일 전망이다. 르노ㆍGM 등 해외 글로벌 업체와 현대ㆍ기아차 등 토종세력간 국내 시장을 놓고 한판 승부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2~3년이 현대ㆍ기아차가 다국적기업의 파상 공세를 막고 '안방 지키기' 에 성공할 지를 판가름할 중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업체별 국내 자동차 시장점유율은 현대차 48.7%, 기아차 27%, 대우차 11.8%, 쌍용차 7.7%, 르노삼성차 4.9%로, 현대ㆍ기아차의 점유율이 75.7%에 달했다.
하지만 GM이 첨단기술 및 마케팅, 금융상품 등으로 무장한 데다 대우차의 판매 감소가 상당부분 워크아웃 이후의 '불안'에 기인했던 만큼 이 같은 요소가 제거됨에 따라 대우차가 어느 정도 시장점유율을 회복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에 따라 현대ㆍ기아차의 점유율도 지난해 75.2%에서 2005년 63%, 2010년에는 52% 정도로 낮아질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GMㆍ대우차도 올해 매출이 지난해(4조5,830억원)보다 크게 늘어난 50억 달러(6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우차 관계자는 "GM의 생산 네트워크와 세계 최대의 자동차 금융 회사인 GMAC를 활용, 2~3년내 시장점유율을 30% 선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대식 서울증권 애널리스트도 "장기적으로 대우차의 내수 점유율이 20% 이상으로 회복될 것"이라며 "특히 현대차가 선전 중인 미국 시장에서도 GM이 가격 경쟁력을 가진 대우차를 판매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찮다. 손종원 굿모닝증권 애널리스트는 "대우차의 점유율 하락은 마케팅이나 AS 불안감 보다는 모델 자체의 경쟁력 부족 때문"이라며 "당장 생산 라인이나 차종이 바뀌지 않는 만큼 GM에 인수되더라도 단기간에 1~2% 이상의 점유율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현대차 관계자도 "GM이 대우차를 정상화하기 위해선 적어도 2~3년은 걸릴 것"이라며 "그 이전에 해외메이저 업체와 제휴 강화, 품질 및 마케팅 강화 등에 나서면 '아성'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현대차는 대우차가 갖고 있지 않은 차종인 RV(레저용 차량),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등을 위주로 시장점유율을 유지할 방침이다.
또 GMAC의 진출에 맞서 현대카드 등을 통한 금융 등 다른 부문의 매출과 수익을 높이는데도 집중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손 애널리스트는 "결국 내수 시장 판도 변화는 GM이 대우차의 경영 정상화 기간을 단축시키고 R&D 및 신차 개발 능력을 대폭 개선한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형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