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8월 6일] '현대사박물관' 졸속추진 안돼야

정부가 건국60주년 기념사업으로 서울 광화문에 현대사박물관을 짓고 광화문에서 숭례문에 이르는 구간을 ‘국가 상징거리’로 조성하기로 해 관심을 끈다. 계획을 차근차근 빈틈없이 진행해 광화문 일대가 한국 현대사의 재조명은 물론 한국인의 삶과 문화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중심거리가 되도록 해야 한다. 지난 2000년 새 천년 기념물을 조성하려다 흐지부지한 일을 이번에는 되풀이하지 않기 바란다. 광화문에서 숭례문에 이르는 거리는 한국 현대사의 애환과 문화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복궁과 덕수궁에다 옛 문화의 복합전시장이라고 할 인사동이 이웃하고 있고 서울시청까지 자리잡았다. 조금만 관리하고 활용했으면 한국과 문화를 보다 잘 알릴 수 있었는데 먹고 살기 바빠 소홀히 해왔다. 이곳에 국군기무사 등 군시설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 우리의 무관심을 상징적으로 말해준다. 기무사와 국군 서울지구병원 부지를 경복궁 복합 관련 문화시설 등으로 활용하고 열린 마당과 문체부 건물 부지에 현대사박물관을 짓기로 한 결정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 이전할 예정인 미국대사관 부지까지 활용하면 여유롭게 계획을 세울 수 있다. 문체부와 미국대사관 건물은 쌍둥이로 미국의 대한국 원조의 한 상징이다. 대사관 부지까지 현대사박물관 건설에 포함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뜻이 있다. 절대로 계획을 서둘러서는 안 된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복합적으로 청사진을 그려 한국을 상징하는 건물을 짓고 거리를 조성해야 한다. 이는 관광산업 진흥에도 도움이 된다. 서울에는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나 파리 에펠탑과 같은 상징적인 조형물이 없다. 숭례문까지 불타 없어진 상황에서 “서울에는 눈에 확 띄는 건물이 없다”는 서울시청 인턴십 외국 유학생들의 지적을 귀담아들어야 한다. 현재 고층빌딩 건설 경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서울을 상징하는 건물이 나올지는 의심스럽다. 인사동은 지나친 개발로 옛 맛을 잃어가고 있다는 평이다. 현대사박물관 건설과 국가 상징거리 조성사업이 졸속으로 추진되지 않도록 세심한 준비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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