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독주에 밀려 이동통신업계 2위로 고착될 위기에 몰린 KTF의 위기 상황을 `글로벌화`로 돌파하겠다.”
최근 `통합 KTF호`의 사령탑을 맡은 남중수 신임사장의 변(辯)이다. 지난 2주 동안 KT는 숨가쁠 정도로 정신 없이 신임사장 인선 작업을 치렀다. KT가 이처럼 통합 KTF 사장 인선을 급하게 치른 데 대해 해석이 분분하지만 무엇보다 올해 치열해질 이동통신시장에서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해야 한다는 KT 그룹의 절박한 상황 인식이 뒷받침된 측면이 짙다.
실제로 남 사장은 전형적인 `KS 인맥`으로 분류돼 온 인물인 만큼 이번 공모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KT가 그룹의 사활을 걸고 추진하는 유무선 통신 서비스에서 그 만한 적임자가 없다는 판단이 크게 좌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 사장은 KT의 IMT-2000 사업본부장을 맡으며 사업권 획득을 지휘했으며 지난 2001년부터는 KT 재무실장을 맡아 KT 민영화를 실무적으로 추진했다. 뿐만 아니라 KTF의 상임이사 및 경쟁사인 SK텔레콤의 이사를 역임하는 등 이동통신 사업에 대한 식견도 갖추고 있는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공기업으로는 최대인 3,000억원 규모의 해외주식예탁증서(DR)를 성공적으로 발행, 민영화 자금을 마련하는 저력을 보였으며 SK텔레콤과의 주식 맞교환도 성공적으로 해결했다는 평가다.
남 사장은 최근 “향후 KTF-KT아이컴간 창조적 통합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특히 `통합`이라는 당면과제를 넘어서 장기적으로는 KTF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육성하고 경쟁 업체와는 선의의 경쟁과 협력을, 내부적으로는 KT와의 그룹 시너지 창출에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KT 그룹이 무선 사업 분야에서 SK텔레콤을 역전할 수 있는 계기로 3세대 이동통신을 겨냥하고 있어 앞으로 남 사장은 KT그룹의 유무형의 후원을 안고 공격적인 경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격변의 시기에 통합 KTF호의 `선장`을 맡은 남 신임사장의 행로에 쏠린 업계의 이목이 사뭇 크다.
<한영일기자 hanul@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