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트랜드&트랜드] 컴퓨터 공짜시대 본격화

휴대전화나 삐삐에 이어 퍼스널 컴퓨터(PC)에도 공짜 바람이 불고 있다.미국의 프리PC사가 이달초 컴퓨터의 무료 제공을 선언한데 이어 세계 최대의 컴퓨터 제조회사인 미국 컴팩사도 최근 이같은 방안을 검토하는 등 고가의 컴퓨터를 무료로 주는 회사가 늘어날 전망이다. 이들 회사는 온라인 광고를 화면에 싣거나 전자상거래에 의한 수입을 노리고 컴퓨터를 사용자에게 무료 배포하는 새로운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하드웨어가 아닌 서비스로 수익을 올리는 이같은 전략은 향후 컴퓨터산업의 수익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2월초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벤처기업 「프리 PC사」가 컴퓨터 무료제공의 구상을 발표하자 사용자는 일제히 이 회사의 홈페이지에 달려들었다. 이 회사는 당초 1만대의 컴퓨터를 준비했으나 접수 첫날 120만건이 접속됐고 그 가운데 신청자는 50만명에 달했다. 무료 컴퓨터란 도대체 어떤 메카니즘으로 운영되는가. 프리 PC사의 경우 광고주 기업과 계약을 체결, 컴퓨터 화면상에 해당 기업의 광고를 게제한다. 광고 수입을 기초로 600달러 상당의 새 컴퓨터를 고객에게 무료로 배포, 광고주기업과 전자상거래업체가 간접적으로 컴퓨터에 보조금을 내는 것이다. 사용자는 일주일에 최소한 10시간 이상 컴퓨터를 사용하는 조건으로 컴퓨터 기기, 인터넷 접속, 전자메일 등 모든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휴대전화나 삐삐, 유선텔레비(CATV)는 일찍부터 하드웨어를 무료로 주고 가입계약과 사용료를 통해 수익을 올리는 구조가 정착돼 왔다. 그러나 무료 컴퓨터가 창출해 내는 비즈니스는 통화요금에 의존하는 휴대전화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거대하다. 광고업자 입장에서는 정보가 무차별적으로 제공되는 텔레비젼 광고에 비해, 특정 소비자층을 대상으로 직접적인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잇점이 있다. 프리 PC사는 신청을 받을 때 연간수입, 가족구성, 직업, 네트워크 이용 빈도, 취미 등에 대한 앙케이트를 실시해 광조주에게 유리한 이용자를 엄선한다. 이동통신의 경우 가입자 가운데 기본요금만 내 수익에 큰 도움이 되지않는 경우도 있다. 프리 PC사는 이런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네트워트상에서 소비성향이 높은 사용자만을 선별한다. 반면 완전히 전자상거래에만 촛점을 맞춘 컴퓨터 무료제공 회사도 있다. 뉴욕의 원스톱 커뮤니케이션사는 매월 최저 100달러의 온라인 쇼핑을 하는 조건으로 애플 컴퓨터의 인기 기종 IMAC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계약기간은 3년으로 계약자는 총 3,600달러의 물품을 구입해야한다. 앞으로 마케팅, 광고, 판매효율의 기준은 근본적으로 변화할 것이다. 자동차 판매시의 딜러 코스트를 예로 들면 통상 대리점을 통해 자동차 1대를 팔기 위해 딜러는 약 300달러를 투입한다. 그러나 네트워크를 이용하면 구매자와 직접 거래하기 때문에 비용이 100달러 정도로 크게 줄어든다. 네트워트에 의한 쇼핑은 향후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말 미국에서는 3,200만명이 네트워크를 이용했고 그중 820만명이 온라인을 통해 총 200억달러의 상품을 구입했다. 무료 컴퓨터사업은 이같은 장미빛 예측을 배경으로 등장한 것이다. 한편 무료 컴퓨터의 등장으로 컴퓨터 제조회사들의 가격인하 경쟁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1년간 미국의 컴퓨터 평균가격은 약 30% 하락했다. 지난해말에는 대당 1,000달러 이하의 컴퓨터가 등장했고 올해 400달러 이하의 컴퓨터 기종이 탄생할 것으로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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