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의원은 이날부터 시판에 들어간 저서 ‘1219 끝이 시작이다’에서 “지난 대선을 지배하면서 결과에 영향을 미쳤던 가장 강력한 프레임은 역시 새누리당의 종북몰이였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종북몰이’를 “철 지난 빨갱이 타령을 재포장한 것일 뿐만아니라 저열하기 짝이 없는 흑색선전”이라면서 “색깔론의 위세가 과거만큼은 못할 것이라고 봤지만 오산이었다. 후보 개인을 종북으로 모는 것이 아니라 민주당과 민주진영 전체를 종북으로 매도하는 것이었다”고 분석했다.
종북프레임이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게 된 배후로는 새누리당과 보수언론, 국정원 등 국가기관들의 공조를 꼽은 뒤 ‘종북몰이의 완결판’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북방한계선) 포기발언 논란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이 NLL을 포기했다고 대선 때 터무니없는 흑색선전을 한 사람들의 사과가 없는 한 그들에게 정치적 책임을 묻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라고도 주장했다.
문 의원은 “권력기관의 대선개입이나 선거공작은 과거 군부독재정권의 행태가 부활한 망국적 범죄행위”라면서 “감히 상상도 못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국정원 선거개입 의혹에 대해 “실제로 선거 결과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느냐에 상관없이 그 자체로 선거의 공정성과 정당성이 무너졌다”면서 “대선 승리와 집권 연장을 위해 국가기관을 동원하고 권력을 사유화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 “국정원의 선거공작이 없었으면, 또 경찰이 수사결과를 사실대로 발표했으면 선거결과가 달라졌을 수 있다고 아쉬워하는 것은 지지자들로서는 당연한 일이고, 지극히 상식적인 사고”라면서 “실제 여론조사 결과에 의해서도 그렇게 생각할 만하다는 것이 확인된다”고 두둔했다.
이어 “국정원 대선개입을 규탄해온 대다수 국민들의 목적은 ‘선거를 다시 하자’는데 있지 않다”면서 “현실적으로 선거를 무효화하는 것은 가능한 일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문 의원은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이제라도 국민의 정당한 분노를 인정하고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대선불복을 키우는 것은 촛불이 아니라 대통령과 여당의 태도임을 직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문 의원은 “처지를 바꾸어 민주당이라면 그렇게 하는 것이 용납될 수 있을까”라면서 “아마도 대통령의 사과로는 만족하지 않고 하야를 요구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후보 단일화와 관련, 문 의원은 “여론조사 방법에 관한 협상이 결렬됐을 때 제가 양보해서라도 합의를 끌어내 ‘아름다운 단일화’를 만들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면서 “지난 대선에서 가장 후회되는 대목”이라고 회고했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의 TV토론 태도에 대해서도 “진보성향 유권자들에게는 통쾌함을 줬을지 몰라도 보수나 중도성향 유권자에게는 거부감과 불안감을 줬다”면서 “토론의 규칙과 예의, 품격을 지키면서 할 말을 다했더라면 더 설득력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