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드러커(1909~2005). 현대 경영학에서 그가 미친 영향을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로 추앙 받으며 경제ㆍ경영은 말할 것도 없고 사회ㆍ정치ㆍ심리학 등 여러 분야에까지 영향을 준 그이기 때문이다. 왕성하게 활동한 드러커는 15권의 경영학 서적을 포함, 총 35권의 책을 집필했다. 실제 한국에도 '경영의 실제' 등 10여권이 소개될 정도로 국내 독자층이 두텁다. 해외에서 지난 1950년 출간됐지만 국내 소개되지 않았던 '뉴 소사이어티'가 무려 반세기 만에 한국 독자들을 만난다. 사실상 드러커 사상이 출발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이 책은 그 동안 많은 학자들로부터 주목을 받아왔다. 그가 말하는 새로운 사회(new society)는 대량생산 혁명이 가져온 산업사회를 칭한다. 이 책에서 드러커는 산업사회에서 근로자와 자신이 생산한 생산물 사이에 괴리가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자동차 공장에서 도색공이 전체과정을 알 수 없는 게 단적인 예. 전체 작업의 일부만 아는 근로자는 곧 도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논리다. 드러커는 인간이 도구로 전락하는데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한다. 그는 개인이 부분으로서가 아닌 전체로서 모든 공정을 숙지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한다. 이것이 곧 드러커가 말하는 '관리자적 태도'다. 이러한 태도는 실제 관리자인 경영자는 물론 공장의 허드렛일을 하는 최하위 근로자까지 모두에게 요구된다. 이유는 인간의 도구화를 막는 유일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또한 산업사회 기업 경영의 핵심으로 인적자원 문제를 비중 있게 다룬다. 인간의 능력과 태도는 어떤 다른 어떤 자원보다도 기업의 생산성에 큰 영향을 준다고 드러커는 강조한다. 21세기 경영 현장에서도 바로 적용할 수 있을 만큼 실제적인 대안과 해법을 제시해 주는 '거인'의 통찰력이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