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신차엔 신차” 새모델발표 봇물(차 3사 「내수대전」)

◎엑센트·쏘나타 등 뉴시리즈 「대우붐」 맞불/“경차사냥” 작품 미리공개 김빼기작전도96년 1월18일 대우는 대우빌딩에서 「뉴프린스」를 발표했고, 같은해 2월6일 현대는 하얏트호텔에서 「쏘나타Ⅲ」의 신차발표회를 가졌다. 두 회사가 비슷한 시기에 중형차를 내놓은 것은 95년말 출하된 기아의 야심작 「크레도스」를 견제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크레도스 그대로 방치하면 위험하다는 판단에 따라 모델의 부분변경을 한것. 현대·대우의 새 중형차 출하작전은 크레도스에 결정적인 타격을 주었다. 95년말 두 회사는 새차를 내놓기에 앞서 구형 쏘나타와 구형 프린스에 대한 장기무이자할부를 실시하면서 신차인 크레도스를 압박했다. 새차로 「진흙탕 싸움」에 발을 들여놓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쏟던 기아는 두업체의 협공에 결국 손을 들고 말았다. 기아는 4년 이상 개발해온 신차를 무이자할부판매 했고, 96년초 현대·대우가 새모델로 물갈이를 하면서 크레도스는 졸지에 「구형이미지」로 전락해 버렸다. 신차를 잡기위한 공격과 방어의 강도와 그 중요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최근 현대는 「뉴 쏘나타Ⅲ」를 내놓았다. 「더이상 한국에는 적수가 없다」는 구호와 함께. 지난해 초의 예로 볼 때 현대의 목표는 분명하다. 대우의 레간자를 견제하기 위해서다. 『뉴 쏘나타는 품질·성능·기본사양 등에서 레간자+알파다』는 현대의 주장은 이같은 분석을 잘 설명해 준다. 신차는 「내수전쟁」에서 전체의 승패를 좌우하는 결정적 무기다. 따라서 자신의 신차붐을 일으키고, 경쟁사의 붐을 저지하는 것은 판매경쟁의 핵심이다. 최근 신차출하가 붐을 이루는 것은 불황을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와 함께 「신차붐 조성과 저지」의 공방과 관계가 깊다. 현대는 지난해말 대우의 라노스 견제용으로 아반떼 엔진을 장착한 뉴엑센트 를 내놓았고 대대적인 판촉·광고공세를 폈다. 현대의 한 관계자는 『라노스 특수가 몇개월 진행되지 못했다』며 이 공세를 성공적으로 평가했다. 다음 목표는 누비라. 이를위해 현대는 지난 2월 아반떼의 선출하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제 초점은 대우의 야심작인 레간자로 맞추어졌다. 이달초 판매에 나선 뉴쏘나타는 그 선발대다. 현대와 기아는 『라노스와 누비라는 시장이 중첩돼 있다』고 말한다. 『신차효과는 통상 6개월 정도 가는데 누비라를 너무 빨리 출시했다. 레간자와 누비라도 마찬가지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최근 누비라와 레간자의 신차붐은 「3개월 천하」가 될 것이다』고 몰아친다. 현대와 기아는 승용차 시장에서 대우가 정상을 호언하는 배경에는 경기침체와 유가인상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경차(티코)가 있다며 「경차잡기」에도 나서고 있다. 기아는 티코와 큰 가격차가 없는 프라이드를 내놓았고, 현대는 9월 출하하는 MX를 미리 공개, 티코 구매자들에게 조금 기다리라고 외치고 있다. 현대의 한 관계자는 『올들어 중형차 수요가 지난해의 절반수준으로 위축된 배경에는 삼성자동차의 출하를 앞둔 대기수요도 한몫을 하고 있다』며 9월에 내놓을 MX를 잘 활용하면 티코수요를 어느정도 억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기아는 『하반기에 대우이상의 돌풍을 기대하라』고 말한다. 『판매전문업체가 출범하고, 특히 세피아 후속인 S­Ⅱ, 미니밴인 KV­Ⅱ, 포텐샤 후속, 크레도스 왜건 등을 잇달아 출하하게 된다』며 『이 시점에 맞춰 대대적인 반격을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대우가 펴는 공세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한 관계자는 『대우가 시장을 잡아주면 그동안 현대의 일극체제로 유지돼온 국내시장이 현대­기아­대우라는 다극체제로 전환되면서 현대의 힘을 분산시키고 이미지도 약화될 것』으로 분석한다. 레간자에 신차 3형제의 성패를 걸고 있을 정도로 신경을 쓰고 있는 대우는 두회사의 이같은 공세와 입장에 대해 여전히 자신에 차있다. 『아반떼와 쏘나타가 인기차종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이제 대우가 그 대안을 만들어내고 있다.』<박원배·정승량>

관련기사



정승량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