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요가 급증하는 중국 병원과 공항 프로젝트 시장에 대한 공략을 강화해 올해 수주액을 지난해보다 50% 가까이 증가한 3,800억원으로 늘릴 계획입니다."
종합건축설계 전문업체인 희림의 정영균(50ㆍ사진) 대표는 17일 서울 수서동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 취재진과 가진 인터뷰에서 "몇 년째 지속되는 건설 경기 부진으로 지난해 매출 성장세가 둔화됐지만 올해는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를 잇따라 따내며 상반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희림은 우리나라 증시에 상장돼 있는 유일한 설계 전문업체로 뛰어난 설계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인천공항과 코엑스몰ㆍW서울워커힐 등은 모두 희림에서 제작한 도면 위에 밑그림을 그린 것이다. 또 서울 상암동의 누리꿈스퀘어와 인천 송도의 동북아무역타워 등도 이 회사의 손을 거쳤고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주요 경기장과 세종시청사 등도 희림의 설계를 거쳐 완성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희림의 올 상반기 수주액도 2,400억원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1,060억원)에 비해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해외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희림은 지난 2005년 베트남 하노이를 시작으로 2008년 호찌민, 2010년 아랍에미리트(아부다비ㆍ두바이), 아제르바이잔 바쿠, 방글라데시 다카, 지난해에는 이라크 아르빌 등에 해외 사무소를 열어 현지 건설관리사업(CM) 수주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 들어 희림이 특히 눈독을 들이는 시장은 바로 중국이다. 중국에서 병원과 공항 등 사회 인프라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면서 새로운 수주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정 대표는 "중국의 병원ㆍ공항 등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 공항ㆍ스포츠시설ㆍ호텔 프로젝트 수주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시장 진출 성과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올 5월에 방글라데시 BRAC로부터 창사 이후 사상 최대 금액인 987억원 규모의 3-TOWER BLOCK 공사를 따낸 데 이어 6월에는 아제르바이잔에서 237억원 규모의 바쿠 올림픽경기장에 대한 CM 수주에 성공했다. 이 중 바쿠 올림픽경기장에 대한 CM은 국내 설계회사 중 희림이 처음으로 따낸 것이다. 또 3월에는 이라크 쿠르드 중앙은행 설계사업을 따내며 이라크 시장에 첫발을 내딛기도 했다.
이 외에 올 들어 아제르바이잔 크레센트호텔, 카발라 골프리조트, 주몽골대사관 관저 신축 설계 등 굵직한 해외 수주도 이어가고 있다. 정 대표는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대형 건설사도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희림은 1ㆍ4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2ㆍ4분기에도 이러한 분위기를 이어왔다"며 "경쟁 기업들보다 먼저 해외시장에 발판을 마련해 현지 문화와 사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수주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희림은 앞으로 국내는 공공사업 등 고부가가치 분야 설계사업에 주력하고 해외는 설계(Design)와 CM을 합친 DCM 분야에 주력해 투트랙(TWO-TRACK) 전략을 펼 계획이다. 정 대표는 "국내는 신공항 설계와 평창 동계올림픽 주요 경기장과 시설 설계 등 이제껏 희림이 경쟁력을 유지해왔던 공공 부문 수주에 주력할 예정"이라며 "해외는 DCM을 기반으로 우량 발주처를 공략해 이번 BRAC 수주처럼 기획부터 설계, 시공관리, CM 등을 한 번에 처리하는 사업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지난해 건설 경기 부진으로 사상 처음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다"며 "하지만 상반기부터 진행된 해외 대형 수주가 매출로 인식되기 시작하는 하반기부터는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강조했다.